지난해 주식으로 1300억원 넘게 벌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건자재 및 도료 제조업체 KCC가 지난해 주식 투자로 13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2734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본업에서 거둔 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돈을 주식으로 번 것.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는 지난해 32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보다 31.2% 증가한 실적이다. 회사는 타법인 주식 처분에 따른 이익이 늘어난 게 순익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매도가능금융자산(주식) 처분이익만 134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순익에 반영되지 않은 주식 평가이익은 무려 1조5771억원에 달했다.
특히 KCC는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상장으로 보유 주식 가치가 급등하면서 지난해 750만주를 매각해 1202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주식 처분으로 121억원, 디에이치피코리아 주식 매각으로 6억원 등의 이익이 발생했다.
반면 한라(-308억원), 벽산(-10억원), 동양건설산업 및 벽산건설(-3억원) 등에서 손실을 봤다.
KCC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의 33.7%인 2조9131억원을 타법인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코스피 2등주인 현대차를 비롯해 제일모직ㆍ현대중공업ㆍ현대모비스ㆍ현대산업개발ㆍ현대종합상사ㆍ쌍용차ㆍ코엔텍 등 상장 주식과 함께 엔투비ㆍ녹수ㆍ채널A 등 비상장 주식도 갖고 있다.
KCC가 보유한 이들 주식의 지난해 말 현재 시장가치는 총 2조9131억원으로 취득원가 8669억원 대비 2조462억원의 평가이익을 보고 있는 상태다.
제일모직이 1조6716억원으로 평가이익이 가장 컸고 현대중공업(2053억원), 현대차(981억원), 현대산업개발(581억원), 현대종합상사(240억원) 등에서도 상당한 차익이 났다. 반면 한라(-259억원), 벽산건설(-2억원), 동양건설산업(-1억원) 등에서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KCC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세운 금강스레트공업이 모태다. 현재는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과 차남인 정몽익 사장이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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