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원 쿠션' 이어 980원 핸드크림 까지 '불티'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 실적부진에 경영전략 수정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980원 핸드크림', '4500원 쿠션 파운데이션' '1만원 에센스'…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초심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한 때 고가 라인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었지만, 경쟁업체 난립과 불황으로 실적부진에 시달리자 '주특기'였던 가격 메리트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대표 브랜드숍 '어퓨'는 지난달 23일 980원 핸드크림 '어퓨 바나나 핸드크림'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열흘만에 2만개 이상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인들이 선물용으로 대량구매 하는 경우가 많고, 바나나 우유 향기가 난다며 학생 및 여성고객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에서는 '바나나 우유보다 싼 바나나 핸드크림'이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앞서 업계경쟁이 가장 뜨거운 '쿠션시장'에 초저가로 출사표를 내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일 어퓨를 통해 4500원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인 '어퓨 에어 핏 쿠션'을 내놨고, 지난달에는 대표 브랜드 미샤에서 4800원짜리 '매직쿠션'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초판 한정 행사가격이며 향후 각각 1만2000원, 1만3000원의 정가에 판매될 예정이다. '매직쿠션'의 경우 초판 물량이 매진돼 1일까지였던 행사기간이 11일까지로 연장됐다. 이 제품은 수십만개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샤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 역시 이코노미 패키지(130ml)를 1만원에 제공하는 파격가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론칭 초반 '거품을 뺀 초저가 화장품'으로 업계 1위를 질주하던 미샤는 지난해 4384억원의 매출을 기록, 더페이스샵(6101억원), 이니스프리(4567억원)에 밀려 업계 3위에 머무르고 있다.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내수 부진과 브랜드숍 난립 등이 지목되고 있지만, '프리미엄 라인'을 출시하는 등 에이블씨엔씨의 전략선회가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로드숍 브랜드가 생겨나고, 온라인 제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어중간한 전략으로는 고객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1000원도 안되는 핸드크림으로 매출이나 수익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겠지만, 제품 이미지를 개선하고 고객들의 호기심을 끄는데는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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