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라 다른 주요 통화들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68개국 억만장자 1826명 가운데 80%는 울상을 짓고 있다고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이 최근 소개했다.
정치격변으로 우크라이나의 흐리브냐화는 지난해 67% 급락해 세계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의 최고 갑부 리나트 아흐메토프는 앉아서 58억달러(약 6조3810억원)를 잃었다.
러시아 루블화는 44% 떨어져 1998년 디폴트(채무 불이행) 이래 최악의 하락률에 접근했다. 그 결과 러시아 최대 이동통신업체 MTS의 블라디미르 예프투셴코 회장은 62억달러, 철강 재벌 블라디미르 리신이 50억달러, 석유거래업체 군보르의 겐나디 팀첸코 회장이 46억달러를 날려버렸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가치가 16% 하락했다. 이탈리아 명품업체 프라다 창업주인 마리오 프라다의 막내 손녀 미우치아 프라다는 70억달러를 손해봤다.
아시아ㆍ아프리카ㆍ라틴아메리카의 주요 통화 역시 가치가 미 달러 대비 크게 떨어졌다. 이에 마카오의 카지노 재벌 뤼즈허(呂志和)는 85억달러를 잃었다. 마카오에 엄청 투자한 미 카지노 업계의 거물 셸던 애덜슨은 66억달러를 까먹었다.
일본 엔화는 이른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와 새로운 경기침체로 14% 미끄러졌다.
호주달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물론 원자재 값이 급락한 탓이다. 호주 최초의 여성 억만장자로 현지 광업에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지나 라인하트는 재산이 54억달러 줄었다.
나이지리아의 나이라화는 유가 하락과 정치ㆍ치안 불안으로 가치가 19% 하락했다. 나이지리아 최고 부호 알리코 단고테는 자산 규모가 무려 103억달러나 줄어 감소액에서 올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달러 대비 가치가 오른 통화는 필리핀의 페소다. 경제 붐과 국가신용등급 상승 덕이다. 그러나 상승률은 1.3%에 불과하다. 다른 아시아 국가 대다수의 통화 가치는 달러 대비 미약한 하락세를 나타났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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