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홍유라 수습기자] 8일 여야 대표는 피습 공격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를 문병한 자리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께 리퍼트 대사의 병실이 있는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방문해 "이번 사건은 종북좌파들이 한미동맹을 깨려는 시도였지만 오히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더 결속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리퍼트 대사의 의연함 그리고 리퍼트 대사 부모님의 의연함에 한국 국민들이 감명을 받았고 높이 평가한다"며 "한미간의 전통 혈맹관계를 더욱더 다지는 노력을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리퍼트 대사는 "이번 사건은 저 자신은 물론이고 미국에 대한 공격"이라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진심어린 도움에 감사드린다. 미국의 대표인 저와 가족에게 보내주신 성원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리퍼트 대사는 또 "이번 사건을 슬기롭게 극복해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노력을 더 지속해야 한다"며 "한국과 한미관계가 양국 국민의 우호가 앞으로 더욱 강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대표의 병문안은 15분가량 이어진 가운데 나경원 국회외통위원장, 김종훈 당 국제위원장, 연세대 의대 교수 출신인 신의진 의원,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박대출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다녀간 뒤 오후 1시께부터 약 20분간 리퍼트 대사와 회동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끔찍한 사건을 겪고도 대사께서 침착하고 의연하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고, 우리 국민에게 '함께 갑시다'라고 오히려 위로해주셔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사의 그런 모습이 이번 사건이 한미양국 동맹에 미칠 손상을 최소화하고 더 굳건히 발전시키게 되는 것 같다"며 "대사의 이런 모습이 평소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애정을 배경으로 한 것 같아 더욱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이번 사건이 양국관계를 손상시켜서는 안 되며 양국관계를 공고히 하는 결의를 더욱 다지는 일이 되도록 모두 노력하길 기대한다"면서 "한국정부와 여야, 한국민이 보낸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문 대표가 한미 관계가 더 굳건해 질 것이라고 말하며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을 소개하자, 리퍼트 대사는 '위기 속에 기회 있다'는 미국 속담을 소개하고 "한미관계 개선을 위해 모든 면에서 진전해나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의 원인을 '종북 세력'으로 규정한 여당 측에 정치적 악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문 대표는 "미국 측에서도 차분하게 바라보고 논평을 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종북세력에 의한 정치적 사건으로 악용하려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한미 양국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의 병문안은 전병헌 최고위원, 김성곤 외통위원, 김현미 비서실장, 유은혜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한편 문 대표의 문병은 당초 오는 12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리퍼트 대사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이날 만남이 성사됐다. 리퍼트 대사는 상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이르면 10일께 퇴원할 예정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홍유라 수습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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