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해 뜨거웠던 중국 증시가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중국 주식 투자를 늘렸던 헤지펀드들이 울상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중국 증시가 달아오르면서 헤지펀드 업계는 중국 투자를 확대했다. 수익률도 좋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지난해 50% 넘게 뛰었던 중국 증시는 올해 들어서 1%대의 상승률을 보이는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은행 크레디스위스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집중하는 헤지펀드들의 지난달 수익률은 0.45%를 기록중이다. 이는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다른 헤지펀드 수익률 0.87%에 못 미친다. 본토 A주를 추종하는 MSCI 중국 A주 지수는 지난달에만 2% 하락했다. 지난해 43% 급등한 이후 첫 내림세다.
골드만삭스 전 수석 중국 전략가 토마스 덩이 만든 중국 펀드 NCC는 지난해 45%의 수익률을 달성했지만 지난달에는 1%의 수익률을 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중국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헤지펀드도 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투자로 재미를 봤던 브릴리언트 파트너스 펀드는 올 초 중국 증시 비중을 25%에서 2%로 축소했다. 중국 증시에 버블 조짐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펀드의 지난달 수익률은 7.4%로 선방했다.
주요 아시아 증시에 투자하는 보스발렌 자산운용의 주식형 헤지펀드는 지난달 제로 수익률을 기록한 뒤 중국 A주 비중을 30%에서 20%로 낮췄다.
헤지펀드 업계는 여전히 중국 증시의 추가 랠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광폭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상하이 증시의 부진이 헤지펀드 업계의 관심을 선전 증시로 돌릴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상하이 증시는 부동산, 금융 등 대형주가 중심이다. 반면 선전에는 기술·환경 등 중국이 밀어 붙이는 신성장 산업과 관련된 기업들이 많이 상장돼 있다. 선전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4% 뛰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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