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황영기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은 26일 "국내 금융투자 산업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국내 시장에 머물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중국 자본시장 개방 확대를 돌파구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금투협에서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주최로 열린 '중국 자본시장 특별 세미나' 축사에서 이같이 밝히며 '불파불립(不破不立·낡은 것을 부수지 않으면 새것을 세울 수 없다는 뜻)' 한자어를 인용, "판을 깨야 한다"고 했다.
황 회장은 "우리 금투업이 위기를 돌파하려면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그러나 달러화 기축통화 체제에서는 영미계 투자은행(IB)이 세계 시장을 주도해 우리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세계 금융시장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며 "중국이 만드는 새로운 판에서 한·중 자본시장 간 창의적 협력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대만, 싱가포르가 각각 중국 자본시장 개방 특구를 만들었던 사례를 제시하면서 "한·중 양국의 기업, 투자자, 금융회사가 윈윈할 수 있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우리 업계에는 중국 펀드 '트라우마'가 있지만, 중국 자본시장 개방 확대를 잘 활용하면 우리 투자자에게 중국 경제 성장의 과실을 향유할 기회가, 우리 금융투자 산업에는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최근 방한한 샤오강(肖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일행이 금투협 장외시장(K-OTC)에 관심을 보였다면서 "우리 업계도 향후 중국 장외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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