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그립 이야기 두 번째다.
그립을 잡을 때는 양팔을 편안하게 늘어뜨린 후 힘을 빼야 한다. 스윙 교과서에는 "양손으로 그립을 잡았을 때 왼손의 엄지와 검지가 만드는 V자 모양이 오른쪽 어깨를 가리켜야 한다(Your grip's V's(the V formed by the thumb and forefinger) should point toward your right shoulder)"고 설명한다.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그립을 잡는 강도는 여러 가지 예로 표현되고 있다. '날달걀을 잡듯이(Grip it as if you're holding an uncooked egg)', 혹은 '병아리를 감싸듯이(As if you're holding a little bird)' 등이다. 달걀은 꽉 잡으면 깨지고 약하면 손에서 떨어진다. 병아리도 마찬가지다. 꽉 쥐면 질식해 죽고 약하면 날아간다. 다만 백스윙 정점에서는 그립을 느슨하게 잡아서는 안 된다(Don't loosen your grip at the top of the back swing).
어떤 레슨프로는 "젖은 스펀지를 잡는 세기"라고 했다. 물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힘을 빼야 한다는 의미다. 짓궂은 코치는 여성에게는 "남편 그것을 잡을 때의 약력 정도"라고 하고, 남성에게는 "아내 가슴을 잡을 때의 힘"이라고 가르치기도 한다. 야한 비유를 하면 수강생들이 빨리 이해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이유에서다.
어쨌든 그립을 부드럽게 잡으라는 건 클럽의 무게를 느끼라는 이야기다. 강하게 쥐면 무게를 절대로 느낄 수 없다. 망치를 가지고 못을 박을 때 손목의 힘을 빼야 망치의 무게로 정확하고 단단하게 박을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원심력에 의해 채를 뿌려야 장타를 칠 수 있다. 그립을 강하게 잡을수록 양팔과 어깨의 근육이 굳어져 유연한 스윙을 방해한다.
그립은 또 손바닥으로 잡아서도 안 된다. 교본에는 "새끼 약지 손가락에 무게를 두면서 손가락으로 감아서 잡아야 한다(Grip your club firmly with the last three fingers of your left hand)"고 나와 있다. 크게 스트롱 그립(strong grip)과 위크 그립(weak grip)으로도 나눈다. 슬라이스가 난다면 스트롱 , 반대로 훅이라면 위크 그립을 잡는 쪽이 효과가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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