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전주 KCC의 정규리그 경기가 열린 15일 원주종합체육관. 추승균(40) KCC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세 번째 경기를 했다. 지난 두 경기는 뼈아팠다. 지난 11일 데뷔경기에서 고양 오리온스에 26점차(52-78)로 대패했다. 13일 선두 울산 모비스를 상대로는 대등한 경기력에도 76-78로 석패했다. “지금까지 농구를 해온 시간이 엄청나게 긴데 감독이 되니 또 다르다. 다들 부담 갖지 말라고 하는데, 막상 팀을 이끄니까 쉽지 않다.” KCC는 60-73으로 또 졌다. 추 감독대행의 얼굴은 당연히 어두웠다. 그는 KCC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전신인 대전 현대부터 한 차례 이적 없이 열다섯 시즌을 뛰었다. 추 감독대행은 2011-2012시즌 뒤 현역에서 은퇴, 코치를 맡았다. 그리고 지난 9일 허재 감독(49)의 갑작스런 사퇴로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세 경기에서 그가 보여준 리더십은 선수들을 강하게 몰아붙이는 허 전 감독과 대조됐다.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한 어조를 잃지 않았고, 웃음으로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젊은 지도자답게 끊임없이 소통하고 선수들을 이해하려고 했다. 추 감독대행은 현역시절 화려하지 않지만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기복 없는 경기력을 뽐내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통했다.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 ‘살림꾼’으로도 불렸다. 이제는 선수단의 가장 높은 곳에서 무기력해진 분위기를 바꿔야한다. 현역시절의 ‘살림꾼’으로 그는 돌아갈 수 있을까. 원주=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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