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주택정비사업, 막막한 주민 구청장이 챙겨준다

[가로주택정비사업 A~Z] <2>탄탄한 지원책

공공관리제 도입 … 지자체장, 계획수립·사업비 등 산정해 제공
자금조달·전문성 부족 보완 위해 SH공사 참여방안 고민중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중인 서울 장안동 일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이 무산돼서, 혹은 살고 있는 동네가 낙후돼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고려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막상 추진을 해보려는 주민들은 너무 막연하다며 겁을 먹기 쉽다.

집을 지어 본 경험이 있을리 만무한 데다 누군가(이웃)와 함께 집을 짓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하며 얼굴을 붉힐 수도 있어서다.

대형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돈 안들이고 새 집을 짓고자 하는 해묵은 관행을 깨지 않으면 시작부터 삐걱일 수밖에 없다.

다른 정비사업과 마찬가지로 가로주택정비사업 또한 사업 진행 과정에서 복잡한 행정절차와 시공사 선정, 분담금 산정 등 각 단계마다 전문가적인 이해와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전문가인 주민들만으로는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이에 서울시는 가로주택정비사업 지원책 중 하나로 공공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공공관리자로 정비사업 과정에 참여하게 해 조합 임원 선출 및 시공자 선정 등 사업 각 단계에 개입하는 내용이 그 골자다. 기존 뉴타운ㆍ재개발 정비사업에 적용하는 공공관리제도를 소규모 정비사업인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맞게 운영하도록 한 것이다.

우선 토지 등 소유자 10% 이상이 요청할 경우 구청장이 개략적인 계획수립과 사업비와 추정 분담금을 산정해 제공하게 한다. 이를 토대로 주민들은 사업추진 여부를 결정해 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또 정비사업 시작 단계부터 전문성을 갖춘 건설업자 등이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조합설립 후 바로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시공자 선정 방식은 정관에 따라 경쟁입찰이나 지명경쟁, 수의계약 등 조합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시는 자금조달 능력과 전문성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SH공사를 사업관리나 공동사업시행자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존 공공관리제는 사업시행인가 이후 경쟁입찰로 시공자를 선정하도록 했지만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규모가 작아 현실에 맞도록 예외 사항을 뒀다"며 "위원회 구성 없이 바로 조합설립인가 절차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기존 추진위 구성에서 지원하는 내용을 조합설립 구성부터 지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이해관계와 요구를 이해하고 사업진행에 있어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업체(PM: Project Manager)를 선정하면 설계와 시공, 적합한 분담금 산정 등 일련의 절차가 좀 더 수월할 수 있다.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 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설계와 시공, 금융까지 아우를 수 있는 PM 선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