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부 상금왕 거쳐 일본 찍고 미국으로, 데뷔 5경기 만에 준우승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목표는 월드스타."
박성준(29)은 투어 경력에 비해 낯선 이름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 5경기 만인 지난달 말 휴마나챌린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서야 현지에서는 물론 국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골프 이력은 이렇다.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기초를 탄탄하게 다졌고, 고등학교 2학년 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입회는 2006년, 스무살이다. 바로 그 해 골드레이크오픈에서 강경남(32ㆍNH투자증권)과의 연장전에서 패했지만 가능성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2008년 군에 입대하면서 아예 존재감이 사라졌다. 2009년 복귀했고, 2010년에는 KPGA 2, 3부 투어를 오가면서 조용히 3승을 거두며 담금질을 시작했다. 2부 투어 격인 챌린지투어에서는 상금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원대한 꿈을 펼치기에 국내 무대는 너무 좁았다. 2010년부터 일본으로 눈을 돌렸고, 연말 2부 투어 최종전 노빌파이널 우승으로 2011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투어카드를 확보했다. 2011년 일본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2013년 바나 H컵 KBC오거스타에서는 생애 첫 우승까지 일궈냈다. 지난해는 일본과 미국 등 대륙을 넘나드는 강행군을 선택했다. '아메리칸 드림' 때문이다.
2013년 12월 PGA 2부 투어 격인 웹닷컴투어 퀄리파잉(Q)스쿨을 공동 3위로 통과해 지난해 JGTO 8경기와 웹닷컴투어 15개 경기를 동시에 소화했고, 9월 웹닷컴투어 '파이널시리즈' 상금랭킹 45위 자격으로 마침내 PGA투어 카드를 확보했다. 최경주(45ㆍSK텔레콤)와 양용은(43)이 그랬던 것처럼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진출하는 공식이 다시 한 번 완성된 셈이다.
다섯 번째 등판 만인 휴마나챌린지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다 공동 2위에 입상하는 등 결실도 빨리 맺었다. 300야드를 넘는 장거리포와 짠물퍼팅, 여기에 일본에서 갈고 닦은 실전 경험이 어우러졌다. 박성준은 PGA투어 홈페이지를 통해 "수많은 갤러리 앞에서 경기할 때 매우 큰 스릴을 느낀다"고 했다. 심리학책을 즐겨 읽으며 멘털까지 중무장한 박성준의 2015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대목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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