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부동산 중개보수 '고정요율제'를 도입하려던 경기도의회가 여론을 의식해 결국 해당 조례안 상정을 미뤘다. 중개수수료가 국민적 쟁점으로 부상하자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경기도의회는 11일 본회의에 앞서 한시간 가량 진행된 여야 의원총회에서 열띤 토론을 벌인 끝에 모두 '상정 보류'로 결론을 내렸다. 중개수수료를 고정요율제로 개편하는 조례안 상정이 계류됨에 따라 오는 3월10일 열리는 본회의로 공이 넘어갔다.
이날 의원총회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도의원은 "중개업자들의 이해관계는 물론이고 다수의 경기도민들의 이해관계가 달려있어 바로 상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고, 의원들이 보류하자는 의견들을 많이 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의장의 직권상정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조례안을 통과시킬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해 한발 물러선 것이다.
보류로 결론난 데에는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의 의사판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당론으로 반대의견을 먼저 제시했고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도 표결 없이 합의만으로 '보류'로 방향을 정했다.
경기도의회는 128명의 의원 중 새정연 소속이 78명, 새누리당 소속이 50명이다. 본회의에 재적의원 과반이 출석해 절반 이상이 찬성하면 조례안은 통과된다.
이처럼 의회가 눈치보기에 들어간 것은 최근 국토부의 반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유권해석, 시민단체들의 고정요율제 반대까지 가세하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공정위는 고정요율제가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의 협의 가능성을 차단해 관련 법에 저촉되므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5일 도시환경위원회는 매매 6억~9억원 구간은 0.5%, 임대차 3억~6억원 구간은 0.4%로 중개수수료율을 낮추는 조례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상한제로 둔 채 쌍방 협의에 따라 결정토록 했던 원안을 '고정요율'로 바꿔 통과시켰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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