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中企는 아직…너무 낯선 '위안화 결제'

직거래시장 개설 두 달…무역결제 왜 안 느나 봤더니
리스크·정보부족으로 시장동향 관망…"3월 대기업 위안화 결제 기대"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지난해 12월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된 후 기업들의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크게 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중 수출 중소기업들은 위안화 결제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여전히 관망 중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부 대기업들은 정부의 요청에 따라 현재 중국 자회사를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를 확대를 검토 중으로, 다음 달에는 위안화 결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 1월 2개월간 원·위안화 거래량은 총 2212억5200만위안(356억4000만달러)으로, 하루 평균 52억6790만위안(8억4857만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시장조성자 은행들 간의 거래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용팀장은 "기업결제가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고 있다"며 "은행들이 업체들 상대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관심을 유도하고는 있지만 실수요가 일어나기는 아직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탁윤성 금융위원회 글로벌금융과장도 "현재 유의미하게 말할 수준은 아니다.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위안화 거래에서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 자금의 여유가 있는 대기업들이 우선 결제 시장에 들어올 걸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대중국 수출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은 1.7%로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확대됐지만, 2분기(1.9%)보다는 줄었다. 대중국 수입에서 위안화 결제비중은 1.0%로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위안화 결제 부진은 대중국 수출 중소기업들이 아직 위안화 결제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알지 못해 직거래 시장 동향을 관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위안화 무역결제가 대중적이지 않은 만큼 예측이 불가한 리스크들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중국 수출 규모가 연간 100만달러 수준인 A화장품 기업 관계자는 "환율과 거래 규모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고려는 해볼 수 있겠다. 하지만 정보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잠재적인 리스크를 안고 위안화 결제를 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중국을 비롯해 다수 국가에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결제통화의 종류가 많아진다면 크게 이득이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자부품업체 B기업의 한 임원은 "현재 수입과 수출을 하면서 유로화와 달러 두 가지 통화를 쓰고 있는데 여기에 위안화까지 더해지면 은행을 오가며 환차손을 볼 수도 있다. 굳이 위안화 결제를 고려할 생각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3월쯤 대기업들이 위안화 결제를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위안화 직거래 시작이 열리면서 정부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 재무담당최고책임자(CFO)들에게 위안화 무역결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보태줄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김중석 외환은행 수석딜러는 "당초 기업들이 결제통화를 바꾸는 데 약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해왔다"며 "올 3월부터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