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유가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현 상황에서 신흥국이 금융시장 불안의 희생양이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 차 터키를 방문중인 최 부총리는 이날 오후 알리 바바장 터키 부총리, 밤방 브로드조네고로 인도네시아 재무장관,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과 연이어 양자면담을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신흥국이 불안해질 경우 세계경제 전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는 만큼 금년에 G20이 리더십을 갖고 세계경제의 리스크 완화에 집중해야 한다"며 G20이 실행력 있는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터키·인도네시아·OECD의 지지를 요청했다.
터키 부총리는 "국제 금융시장의 예측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것은 G20에게 주어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대외적으로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의 기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장관 역시 미국 금리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불안 우려 등에 대해 G20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최 부총리의 제안을 지지했다. OECD 사무총장과도 금융시장 변동성과 관련해 G20 차원에서의 협력을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최 부총리는 G20의장국인 터키 부총리와 만나 올해 핵심의제인 3I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그는 "작년에 G20 회원국들이 총 1000개가 넘는 구조개혁 계획을 수립했는데, 이를 약속대로 충실히 이행해서 실제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G20 차원의 표준화된 민관협력사업 모델 개발 등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3I는 ▲중소기업, 개도국 등과의 포용적인 성장(Inclusiveness) ▲G20 회원국의 구조개혁 이행(Implementation) ▲인프라 투자 확대(Investment)를 가리킨다.
특히 최 부총리는 한국, 터키, 인도네시아 모두 G20 내에서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힘 있는 중견 국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G20 주요 이슈에서 건실하고 발전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MIKTA 국가 재무라인 간에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터키 부총리는 "한국과 터키가 G20의 주요 이슈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는 등 지금까지 많은 협력을 해왔다"며 "같은 생각을 갖는 나라(like-minded countries)간 앞으로도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인도네시아 재무장관도 "금융 불안 우려에 대한 ‘실행력 있는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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