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방송가에 불어닥친 복고 열풍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옛 추억에 대한 향수는 패션가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다만 최근 놈코어(Normcore)가 최대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지나치게 튀는 스타일과 컬러는 지양하는 분위기다. 놈코어는 '노멀(normal)'과 '하드코어(hardcore)'의 합성어로 평범함 속에서 개성을 찾는 스타일을 일컫는다. 차분한 모노톤 컬러와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대표된다.
복고바람과 놈코어 대세가 맞물리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게 클래식한 디자인의 잡화 제품이다. 과거에 나왔던 운동화 디자인이 최신 버전으로 리뉴얼 돼 재출시되고, 90년대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가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무한도전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속 SES 머리방울을 달고 외출하기는 껄끄럽지만, 빈티지한 백은 오히려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소화하기 힘든 청ㆍ청패션(상ㆍ하의 모두 데님을 입는 것) 보다는 클래식한 운동화를 신는편이 묵직하게 멋스럽다.
리복은 1990년대 자사의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클래식 라인의 러닝화 'LX8500'을 최근 다시 내놨다. 1986년에 첫 선을 보였던 'LX8500'은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스니커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제품이다. 벨벳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부분별로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 리복 고유의 클래식한 느낌을 엿볼 수 있다.
나이키도 유사한 컨셉의 제품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나이키 에어맥스 1 울트라 모이어'는 나이키를 대표하는 스니커즈인 나이키 에어맥스 1에 첨단 갑피와 새로운 아웃솔로 유연성과 경량성을 더한 제품이다. 기존 에어맥스1의 전통성에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휠라는 지난해 말 90년대 NBA스타들의 농구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슈즈 컬렉션 '헤리티지(Heritage) BB'를 출시했다. 연예인이나 래퍼들이 착용한 모습이 대중들에게 노출되며 완판과 예약 판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발끝 뿐 아니라 손끝에도 복고 바람이 스친다. 일명 '복주머니 가방'이라고 불리는 버킷백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말 그대로 복주머니처럼 생긴 이 가방은 90년대 여대생들의 필수 아이템이라고 불릴 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완판제품인 빈폴액세서리의 버킷백인 럭키백은 올해도 눈길을 끈다. 복고 열풍에 힘입어 '미니 버전'인 미니백 '럭키베이비'까지 출시됐다. 클래식한 디자인에 발랄한 컬러를 얹어 복고 열풍을 산뜻하게 표현할 수도 있다. '럭키베이비'는 민트, 스카이, 블루, 핑크, 코랄, 아이보리 등 화사한 컬러와 브라운, 네이비 등 베이직한 컬러 라인을 모두 갖췄다.
이밖에 얇은 라운드 프레임의 클래식한 아이웨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의 시계 등의 아이템도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토토가, 국제시장 등이 인기를 끌면서 과거 유행했던 아이템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면서 "특히 의상을 통해 과거로 돌아가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클래식한 아이템들이 인기"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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