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하락세를 보이던 對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이 4년 만에 다시 50%를 상회하면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에 한ㆍ중 FTA 조기발효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북경지부는 중국의 해관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對중국 수출액이 1902억 달러(중국 기준)에 달해 전년보다 3.9%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특히 이 가운데 가공무역 수출액은 987억 달러로 전년대비 13.3% 증가한 반면, 중국 내수용 일반무역은 636억 달러, 1.6%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전체 對중국 수출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51.9%에 달해 지속적으로 낮아지던 비중이 다시 50%대로 올라섰다. 이는 2013년 47.6%에서 4.3%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가공무역 비중이 50%를 하회하며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인구 13억명, 5000조원 규모의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일반무역 신장이 긴요한데 우리나라의 가공무역 비중은 오히려 증가세에 있어 수출구조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중국의 평균적인 가공무역 비중은 물론 주요 경쟁국을 비교할 때도 우리나라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중 가공무역 비중은 26.8%로 우리나라의 절반에 불과했다. 미국의 對중국 수출중 가공무역 비중은 15.7%,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홍콩도 각각 34.2%와 37.7%로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경쟁국 대만의 가공무역 수출비중은 지난해 3.8%포인트 상승한 50.1%를 기록해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기준 對중국 수출액이 마이너스(-0.4%)를 기록할 정도로 對중국 수출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어 한ㆍ중FTA 조기발효를 통해 가공무역 주도의 무역구조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공무역 수출과 달리 일반무역에는 관세가 부과되어 내수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FTA가 발효되면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된다. 현재 중국에 대한 5대 수출국(한국, 일본, 미국, 대만, 독일) 중 FTA가 일부라도 발효되고 있는 나라는 대만이 유일하다. 따라서 FTA의 조기 발효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투자환경 개선, 비관세장벽 제거, 신속한 통관 등이 가능케 되면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최용민 무역협회 최용민 북경지부장은 "對중국 수출 중 가공무역 비중이 높다는 것은 우리 기업들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을 간과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세계 모든 기업들이 'Made for China'와 'R&D for China'에 나설 정도로 중국 내수시장 개척에 전력을 다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우리도 내수시장 개척에 포커스를 맞춘 통상정책과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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