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신흥국 금리 인하 기대감의 영향을 받아 10원 가까이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인 1093.5원보다 9.8원 오른 1103.3원에 마감됐다. 원ㆍ달러 환율이 종가를 기준으로 1100원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5일 1109.9원을 기록한 뒤 약 한 달여 만이다. 원ㆍ달러는 1월 6일 1098.8원으로 떨어진 뒤 계속 1100원 밑에서 맴돌았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6.5원 오른 1100.0원에 개장해 지속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 발표 이후 통화정책을 바꾸는 나라들이 늘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러시아 중앙은행이 경기 후퇴 우려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17%에서 15%로 인하했고 앞서 이뤄진 싱가포르 중앙은행(MAS)의 전격적인 통화완화 조치도 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완화 정책에 동참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아시아 통화의 약세와 달러화 강세라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게다가 뉴질랜드는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중앙은행의 성명에서 삭제했고 호주 중앙은행이 3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도 통화완화에 동참하리라는 기대가 이어지면서 원ㆍ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그리스 유로존 이탈 등 불안 요인도 안전자산 선호를 강화해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재료로 분석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통화완화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 등이 맞물려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저유가와 디플레이션 우려,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 불안정성 확대는 시장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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