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땅콩 리턴' 사태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법정에 선다.
그는 아버지로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잘못을 다시 한 번 사과하고,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의 복귀 등 기업문화 쇄신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조 회장은 30일 오후 4시께 서울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에 출두한다.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 모 상무, 국토교통부 김 모 조사관 등 3명에 대한 두번째 공판에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의 복귀 여부를 직접 증언하기 위해서다.
박창진 사무장은 지난해 5일 뉴욕발 KE086편에서 조 전 부사장에게 폭언 및 폭행을 받았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재판부는 지난 19일 첫번째 공판에서 "조현아 피고인은 언제든 사회 복귀할 수 있지만 박창진 사무장의 경우에는 과연 대한항공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도 재판부의 초미의 관심사"라고 조 회장의 증인 채택 이유를 밝혔다.
조 회장은 박창진 사무장의 복귀 외에도 '땅콩 리턴' 사태에 따른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아버지로서 딸 자식의 교육을 소홀히 함에 따른 국민적 우려를 일으킨 점을 깊이 사과하고, 대한항공내 소통위원회를 설립해 '제 2의 땅콩 사태'를 막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날의 과오로 구속까지 된 바 있는 조 회장이, 법의 심판 앞에 서 있는 딸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11월 항공기 도입시 1095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629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징역 4년과 벌금 300억원을 선고받고 구속된 바 있다. 지난 2004년에는 한나라당에 20억원의 불법대선자금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었다.
특히 조 회장은 조만간 대한항공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원 인사가 진행된 후에나 소통위 설립을 위한 TF팀의 구성이 가능하다. 임원 인사가 진행된다면 빠르면 2월께 소통위의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임원인사는 '땅콩 사태' 이후 지난해말부터 현재까지 연기된 상태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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