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그리스 총선에서 승리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같은 목표를 지닌 그리스독립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으려면 약속한 채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입장도 확고하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총선에 승리한 시리자는 그리스독립당이 우파 성향이 짙은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에 따른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노선이 같다는 이유로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49석을 얻어 과반 확보에 실패한 시리자는 그리스독립당과 연정 구성에 합의함으로써 전체 의석 가운데 162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그리스 최연소 총리인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총선에서 승리를 확정지은 직후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총리 임명장을 받고 "항상 그리스 국민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선서했다.
그리스의 새 정부가 긴축정책을 철폐를 강조하고 이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와 구제금융 재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그리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을 포함해 유로존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스테펀 자이버트 대변인은 "그리스가 총선 이후에도 약속한 채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도 "규정이 있고 약속이 있다"면서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한 사안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그리스가 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만 한다"면서 "약속이 이뤄졌으므로 그 약속은 준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총선에서 승리한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에게 국제 채권단과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유로존 회원자격은 약속을 지킨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유로존 내에서 그리스의 채무 탕감에 대한 지지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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