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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공무원' 수억 베팅…2400억대 다단계 도박사이트 적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6초

해외에 사무실 두고 다단계로 회원 유치…회원수 3만명 넘고 5000만원 이상 도박자만 700여명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인터넷에서 24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사이트에서 거액의 판돈을 걸고 도박을 벌여오다 적발된 사람 중에는 교사나 소방공무원, 연예계 종사자도 다수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강해운)는 온라인에서 사설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개설해 수천억원대의 불법 도박을 벌여 온 18명을 적발하고 이 가운데 총괄사장 A(46)씨 등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금인출 및 관리를 해 온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수억원대 도박을 벌이다 적발된 8명은 약식기소 처분했다. 달아난 4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처분하고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24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200억원 상당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위반 및 도박공간개설)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온라인 사이트 서버는 물론 운영 사무실도 중국이나 태국 등에 설치해두고 프로그램 및 회원 관리부터 자금정산까지 모든 업무를 해외에서 처리했다. 폭력조직인 국제피제이파 출신 행동대원과 추종자도 범행에 가담했다.


이들은 조직원이 조달한 대포폰을 이용하고 지인을 통해 개설한 대포통장 500여개를 해외 사무실에 공급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모의했다. 국내에서 얻은 수익을 빼돌리기 위해선는 해외 사무실에서 사전에 교육한 조직원들을 입국시켜 수익금 전액을 500만원 단위 현금으로 인출해 자금총책에게 전달하는 수법을 썼다.


대포통장을 만들때 명의를 빌려준 이들은 매월 30~50만원을 챙겼고 계좌가 적발된 경우 벌금을 대납해줬다. 총 6개의 도박사이트의 주소를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이들은 4년 6개월간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은 도박범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기존처럼 '모집책'을 별도로 두는 방식이 아닌 '다단계' 모집 형태로 회원을 끌어모았다. 기존 회원들이 신규 가입자를 데려오면 유치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또 아프리카 3부 리그부터 국내외 각종 스포츠 경기와 e-스포츠 종목까지 마련해두고 다양한 연령층을 유치했다.


결국 3만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도박사이트에 가입했고, 983차례에 걸쳐 22억원을 베팅한 회사원을 포함해 5000만원 이상을 건 회원만 717명에 달했다. B(34)씨 등 교사 2명은 4개월간 3억원을 탕진했고 소방공무원 5명은 3년간 3억여원을 도박에 쏟아부었다.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 C(31)씨 등 연예인 매니저들도 수년간 거액의 돈을 걸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2억원 이상을 도박자금으로 쓴 42명을 약식기소하고 다른회원 30여명에 대해서는 추가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가 게임당 베팅 한도를 100만원으로 한정했지만 1일 베팅 종목이나 횟수에 제한이 없어 사실상 무제한 베팅이 가능한 시스템"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이 돈을 탕진하는 사이 총책인 A씨 등은 서울 강남이나 경기도 분당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고가의 외제차를 구입하고 고급 유흥주점을 출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


검찰은 사이트 운영자가 숨겨놓은 현금 3856만원을 압수하고 가족명의 상가 및 부동산 구입자금으로 빼돌린 범죄수익금 200억원에 대해서는 전액 환수할 방침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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