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노동당이 오는 5월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으로 유럽연합(EU)과의 관계 재정립을 설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EU 탈퇴, 즉 브렉시트를 검토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EU 안에 남으면서 영국의 목소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EU 내부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당의 더글러스 알렉산더 대변인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알렉산더는 총선 승리는 노동당의 최우선 목표는 EU와의 관계 재정립이라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FT는 알렉산더 대변인 사무실에서 보낸 문건에서 이같은 노동당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더 대변인은 5월 총선에서 노동당이 승리하면 외무장관에 기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알렉산더는 노동당이 집권하면 런던에서 많은 EU 동맹국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해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며 브렉시트가 아닌 유럽 개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노동당의 선거 전략은 현재 집권 보수당의 입장과 상반되는 것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EU 탈퇴를 주장하고 EU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는 영국독립당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보수당도 여론을 의식해 EU와 대립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재집권하면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노동당이 집권하면 의회에 브렉시트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 의회의 권한을 EU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만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같은 권한을 넘기는 안건은 상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U와 협력하면서 영국의 권한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알렉산더는 브렉시트의 위험 없이 EU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정부가 EU에서 영국의 영향력을 상당히 훼손시켰다며 캐머런 정권이 재집권하면 EU와의 관계에서 아무런 보상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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