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와 보안·B2B·특허 부문서 시너지 기대"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가 블랙베리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협력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해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업계에서는 캐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블랙베리의 특허와 보안·기업간거래(B2B) 부문에 대해 삼성전자의 관심이 클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은 전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신임임원 축하만찬에 참석해 '(블랙베리와) 협업을 강화하겠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는 질문에 "인수를 하겠다는 게 아니라는 차원에서 협업이라고 언급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블랙베리 인수 추진설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블랙베리와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고 싶지만 인수하고 싶지는 않다"는 성명을 보냈다고 전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약 8조원에 블랙베리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한 입장 재확인 차원이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당시 블랙베리와 삼성전자는 차례로 "인수설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삼성전자는 당시 불거진 인수설을 부인했다. 이어지는 삼성전자의 블랙베리 인수설과 실제 양사의 협력관계 강화의 배경에는 특허와 보안·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협력 시너지를 내고자 하는 양사의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탐낼 만한 이유는 마니아 팬을 보유한 단말기 디자인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탄탄한 보안 시스템'이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목표대로 기업 모바일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서는 기업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보안 부문에서 확실한 경쟁력 갖춰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보안 플랫폼 '녹스'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 모바일 시장에서 신뢰를 탄탄히 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안드로이드 OS는 상대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스마트폰 가운데 보안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해온 블랙베리와의 협력은 시장 신뢰를 다지면서 기업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사인 애플 대비 입지를 쌓는데 도움이 될 것로 봤다. 삼성전자와 블랙베리는 지난해 11월 '블랙베리 엔터프라이즈 서비스12(BES12)'를 삼성전자의 기업 솔루션 '녹스'와 함께 기업용 스마트폰·태블릿PC에 탑재하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협력을 강화했다.
블랙베리와의 특허 관련 협력을 통해 애플과의 경쟁 등에 도움을 얻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이후 구글·에릭슨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 특허로 협력하는 움직임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베리가 초기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갖고 있는 특허와 블랙베리의 보안 플랫폼 솔루션 등이 삼성전자의 협력 고려 대상"이라며 "결국 스마트폰이 소비자 대상 시장(B2C)에서 더 이상 눈에 띄는 성장을 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블랙베리와의 협력 강화는 B2B를 강화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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