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직원 "홍씨, 방에 머물러"
- "펜팔친구 핫산 만나러 간다" 김군 PC엔 IS대원·깃발 사진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터키에서 종적을 감춘 김모(18)군의 행적이 실종된 지 8일이 지난 19일(한국시각)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군의 컴퓨터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깃발로 추정되는 사진 등이 발견되면서 김군이 IS에 가담하려고 터키에 간 것이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김군 실종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김군의 PC에서 IS대원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이 찍힌 사진 4점이 발견됐다. 김군의 실종 당일 행적도 IS 합류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군은 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지난 10일 호텔을 나설 때 자신의 짐을 모두 챙겨 갔다. 또 김군이 사라진 킬리스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 지역은 외국 지하디스트들이 IS에 가담하는 주요 경로 가운데 하나다. 여러 정황상 김군이 IS 점령 지역으로 넘어가려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김군이 만나러 갔던 외국인 펜팔 친구, 터키 여행 당시 동행한 홍모(45)씨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 부모는 김군이 '핫산'이라는 e메일 펜팔 친구가 있는 터키에 가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군 부모의 부탁으로 김군과 동행한 홍씨가 김군이 사라진 뒤 3일째인 12일에야 대사관에 신고했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
김군이 묵었던 호텔 직원 M씨는 연합뉴스에 "김군은 매우 불안해 보였고 10일 아침에 나갈 때 하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메고 나갔다"며 "아마 IS에 가입하려고 하산이란 친구와 시리아로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M씨는 "홍씨가 김군이 시리아로 갔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김군이 사라진 이후에도 홍씨는 사흘 동안 오전에 30분 정도만 외출했을 뿐 계속 방에 머물렀으며 '김군이 하산을 만나러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군이 중학교 자퇴 후 컴퓨터 게임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군이 이슬람과격주의에 빠졌을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IS가 페이스북·유튜브·트위터 등 SNS를 통해 IS 사상과 투쟁전술을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 각지에서 온라인을 통해 IS에 빠져 테러에 가담하려다 적발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김군은 SNS에 여러 아이디로 계정을 만들어 활동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김군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 외부인을 접촉해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외교당국은 사라진 김군의 행적을 쫓는 한편 김군 아버지와 홍씨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IS 가담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여럿 나왔지만 납치와 밀입국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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