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상승 속도 더뎌…증시 부진·금리인상 지연 가능성 부담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해가 바뀌어도 축포를 계속 쏘아 올릴 것으로 예상했던 달러 강세론자들의 근심이 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6개 통화대비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 올랐다. 하지만 상승 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 달러 지수는 지난주 9년래 최고치인 92.4를 찍은 뒤 하락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저유가가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이 되고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기준금리 인상에 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특히 미국의 지난달 소매판매 지표가 부진한데다 임금 상승세 역시 둔화되고 있다. 이 와중에 저유가 복병이 디스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야 올 가을이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FT는 전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도가 달러보다는 엔화에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BOJ)이 지속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데다 엔화가 원자재 시장 등 글로벌 악재에 달러보다 영향을 덜 받는 것도 매력적이다.
올해 미국 증시가 부진한 출발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달러엔 악재다. 미 증시는 최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상승률로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성적이 좋지 않다.
물론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나홀로 성장을 하면서 올해 달러 가치가 꾸준히 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글로벌 악재들로 상승 속도나 폭은 제한될 수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서 달러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에 이른 뒤 한 달 뒤에는 3개월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지난 6일로 끝난 3주간 달러 순매수 규모는 465억달러로 2개월 전에 비해 30억달러 줄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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