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를 앞세운 테러행위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와 동시에 표현에 자유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스리랑카 방문을 마치고 필리핀으로 향하는 항공기 안에서 " 신의 이름으로 학살 행위를 자행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조롱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기자들 앞에 서 있던 교황청 인사를 가리키면서 "만약 친구인 가스파리 박사가 내 어머니에게 욕설을 한다면 당연히 한 대 얻어맞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면서 "그게 정상이다. 다른 사람의 신앙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모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최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에 도착해 닷새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교황은 이날 오후 5시45분 군경의 삼엄한 경호 속에 마닐라의 공군기지에 도착,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과 가톨릭 고위 성직자 일행의 영접을 받았다.
필리핀 전역의 교회들은 교황 방문에 맞춰 일제히 종을 울리며 환영했고 교황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 주변에는 약 80만명의 인파가 몰렸다.
가톨릭 수장의 필리핀 방문은 1995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0년 만이다.
교황은 오는 16일 말라카낭궁을 방문해 아키노 대통령과 환담하고 다음 날에는 2013년 태풍 하이옌 상륙 당시 7350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중부 레이테 주의 주도 타클로반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18일에는 마닐라만 부근의 리잘공원에서 야외미사를 집전할 계획이다. 필리핀 교황방문 준비위원회는 이날 미사에 사상 최대 규모인 약 600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보고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슬람, 그리스정교회, 힌두교, 개신교, 유대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 10명을 만나 종교분쟁 해소를 위한 관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교황 방문기간의 교통 혼잡과 가톨릭 신자들의 편의를 위해 주말을 제외한 오는 19일까지를 임시 공휴일로 선포했다. 필리핀 당국은 교황 방문기간에 행사장 주변을 중심으로 약 5만명의 군과 경찰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칠 방침이다.
필리핀은 전체인구 약 1억명의 80%가량이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의 가톨릭국가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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