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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딜'은 안됐지만…정의선은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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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비스 보유지분 매각 일단 불발
"지배구조 개선 위한 일석이조 행보" 분석 잇따라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추진했던 현대글로비스 주식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그 배경과 향후 전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추진했던 블록딜이 무산되긴 했으나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행보가 시작됐다는 게 중론이다.

13일 투자은행업계와 회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번 블록딜이 무산된 건 물량이 크고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전일 1조원이 넘는 규모의 거래가 갑자기 들어온 것도 놀랐지만 블록딜이 무산돼 다시 한번 놀랐다"며 "이 정도 물량이면 사겠다는 곳과 어느 정도의 교감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거래가 무산돼 앞으로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정 회장 부자의 매각의지는 강했다. 금액으로는 1조3000억~1조4000억원에 달하지만 시중거래가에 비해 최대 12%까지 할인된 금액에 팔겠다고 내놓은 게 이를 잘 보여준다.

정 회장 부자가 이번 블록딜을 추진한 건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푸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지배구조 개선, 나아가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에 둔 행보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2013년과 지난해 바뀐 공정거래법과 시행령에 따라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그룹 총수 일가가 상장 계열사 지분을 30% 넘게 갖고 있는 상태에서 200억원 이상의 일감을 몰아주면 제재대상이 된다.


과거에는 일감을 몰아준 기업에 매출액의 5% 이내, 최고경영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 벌금을 무는 수준이었으나 규정이 바뀌면서 대주주까지 처벌을 받는다. 이번 블록딜 물량이 502만2170주로, 만약 성사됐다면 정 회장 부자의 지분율이 딱 29.99%로 맞춰지는 점도 이 같은 설명에 설득력을 보탰다.


앞서 정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현대글로비스 주식 6500억원과 이노션 주식 2000억원 등 총 8500억원의 사재를 현대차 정몽구재단에 출연했다. 정의선 부회장은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이번 블록딜 추진과 관련해 "경영권 승계보다는 지배구조 쪽으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현대차그룹 역시 "공정거래법 취지에 따라 중소기업에 사업기획 개방을 확대하는 등 계열사 간 거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블록딜은 무산됐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함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일석이조 행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한전부지를 낙찰받은 후 인수자금을 댈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는데, 현대모비스의 경우 현대차ㆍ기아차와 달리 자사주를 사는 임원이 없었다. 정 부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을 높여야하는 상황에서 회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 주가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겠냐는 얘기가 시장에서 돌았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블록딜이) 미뤄질 수도 있고 다른 가능성도 생겼지만 시장에서는 지배구조 개편, 나아가 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와 연계짓는 행보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초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후 투자회사와 현대글로비스간 합병하는 게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관측됐다"며 "이번 블록딜이 무산된 만큼 다음 행보를 지켜봐야하는데 다른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거나 현대모비스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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