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조영철(26·카타르(SC)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 축구대표팀의 첫 골을 기록했다. 국가대표 열두 경기 만에 나온 데뷔 골이다.
조영철은 10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의 대회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다. 4-2-3-1 전형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와 전반 46분 득점을 올렸다. 2선 공격수 구자철(26·마인츠)이 시도한 중거리 슈팅을 상대 골키퍼 알리 알 합시(34)가 쳐내자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그물을 흔들었다. 2010년 8월 11일 나이지리아와의 친선경기(2-1 한국 승)에서 국가대표로 데뷔한 뒤 열두 경기 만에 기록한 마수걸이 골이다.
대표팀은 조영철의 득점이 나오기 전까지 슈팅수 7-2로 앞서는 등 우세한 경기를 했다. 그러나 상대의 밀집수비와 골키퍼 선방에 골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오만은 주 전술인 4-4-2 대신 3-5-2 카드를 꺼내들었다. 좌우 미드필더가 측면 수비에 가담하면서 다섯 명이 수비수를 구성하고, 한국의 공세를 막는데 주력했다. 무승부를 목표로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택했다. 가벼운 충돌에도 그라운드에 누워 시간을 버는 '침대축구'를 일찌감치 선보였다.
조영철의 선제골은 적절한 시점에 나왔다. 오만이 만회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 한국에 슈팅 기회가 많아졌다. 마무리가 정확하지 않아 추가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자칫 조급할 수 있었던 흐름에 조영철이 숨통을 틔웠다.
조영철은 20세 이하(U-20) 대표로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출전해 8강 진출에 일조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로도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2013년 7월 동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잠시 멀어졌으나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이 부임한 뒤 꾸준하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슈틸리케 감독의 지휘 아래 오른쪽 측면 공격과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병행하며 전술적인 핵심 선수로 떠올랐다. 특히 2선 공격수들이 교대로 골 기회를 노리는 '제로톱' 전술에서 가짜 공격수 역할로 장점을 발휘했다. 이날 중요한 승부처에서 득점까지 기록하면서 남은 아시안컵 주전 공격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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