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부품(DS) 부문이 주력 사업부로 올라서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때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데다 올해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증권 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5000억~2조8000억원 사이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2조1400억원)보다 3600억원, 직전 분기(2조3300억원)보다 1700억원 각각 늘어난 것이다. DS 부문 분기 실적으로는 2013년 3분기(7∼9월) 3조90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4분기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5조2000억원 중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DS부문은 이미 지난해 3분기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을 크게 앞지르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로 부상했다. 반도체 부문의 분기 영업이익이 IM 부문을 앞선 것은 2011년 2·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2조3300억원의 수익을 거둔 반면 IM부문에서는 1조8000억원에 그쳤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DS부문이 2조5000억원가량, IM은 1조8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돼 부문 간 격차는 더욱 커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자 캐시카우는 단연 메모리 반도체였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반도체 부문은 분기마다 2~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며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부문보다 3~4배 높은 수준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도체 지수에 따라 주가가 일희일비하던 반도체 기업이었다.
IM부문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며 급등했다. 2011년 분기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던 IM부문은 2012년에는 4조원, 2013년에는 7조원가량을 찍은 뒤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이 시장 흐름에 따라 반도체에서 모바일로, 다시 반도체로 복귀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가 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 상황이 올해도 두 자릿수 고성장 기조를 이어가면서 견조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DS부문이 현재와 같은 성장추세를 이어간다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0조원 돌파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올해 8조원대보다 20% 이상 성장한 규모다. 특히 올해 1분기에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술력으로도 반도체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20나노 8기가비트(Gb) LPDDR4 모바일D램' 양산에 돌입했다. 올해 1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공급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갖고 있는 V낸드(3차원 수직 적층 낸드) 기술을 적용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도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다. 부진했던 시스템LSI사업부 역시 올해에는 14나노 핀펫(FinFet) 등 선도기술 제품을 기반으로 흑자전환 될 가능성이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D램 등 메모리 업황 호조와 시스템 반도체 실적 약세 회복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전 분기 대비 15% 성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각각 42.3%와 32.0%로 추정되고 있다. 2위권과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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