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전날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이탈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 그리스 리스크, 4분기 실적 우려 등이 엄습하면서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도 국제유가 하락 여파에 하락마감했다.
특히 국제유가 급락 파열음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 10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WTI)는 현재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졌다. 유가하락의 후폭풍은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경쟁력 열위 산유국의 펀더멘탈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고, 글로벌 정유 및 소재·산업재 섹터의 동반부진으로 파급되는 모습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 4분기 실적 부진 등 대내외변수가 산재한 만큼 코스피도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외변수 안전지대 업종 위주의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 향후 시장은 전체적으로 중립이하의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부정요인의 현실화와 긍정요인의 충격 완충 정도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좌우될 것인데, 현재로선 부정요인의 파장이 보다 우세한 모습이다. 연초 증시흐름을 통해 대외변수 안정화와 내부 실적 리스크 해소가 전제되지 않는 한, 2015년 증시에 대한 낙관적 기대는 상당부분 후퇴할 수 밖에 없다. 기존 코스피 1900~2000선 박스권 밴드의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인덱스의 추가적인 지지선 설정이 중요한데, 코스피 1850선을 시장의 유의미한 1차 지지선으로 판단한다. 펀더멘탈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본다면 코스피 1800 초입 구간은 시장의 단단한 하방 지지선으로 설정 가능하다. 유가와 실적 변수, 그렉시트 및 러시아 리스크의 현실화 정도에 따라 인덱스의 출렁임은 확대될 수 있겠으나, 파장은 1800선에 제한될 공산이 크다. 밑으로 가능성은 열어는 두되, 적극적으로 되담아야 할 경계선인 것이다.
시장 대응전략 측면에선 구조적 성장성과 대외변수 안전지대 업종·종목을 통한 선별적 알파 플레이가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글로벌 매크로 및 실적 변수 부침에 있어 영향을 덜받는 중소형주가 유리한 장세다. 투자 대안으로는 유가, 환율 등 대외변수 중립업종인 헬스케어와 소프트웨어, 미디어·컨텐츠 업종과 반도체 장비, 스마트폰 부품, 전자결제 관련 핵심 중소형주, 실적 변동성 최소화를 통해 안정적인 4분기 실적이 기대되는 통신, 유틸리티 업종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저유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저유가는 러시아와 같이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에너지 업종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미국 하이일드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은 자칫 위험자산의 기피로도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사우디의 할인 판매 종료, 미국의 감산, 중국의 실물수요 개선 이전까지는 저유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와 러시아 관련 위험이 재부각 될 수 있다는 점에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작게 보이는 위험에도 증시는 크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이익 규모와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되고 있어 대외 악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015년 연간 전망 자료 발간 당시보다 이익성장율 등이 하향 조정된 것을 반영해 올해 연간 코스피 예상밴드를 1830(기존 1880)~2150(기존 2200)로 조정하고, 1분기 코스피 예상밴드를 1850~1990으로 제시한다.
위험을 피하는 방법을 투자전략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다. 첫째, 중국계 자금이 투자할 수 있는 영역인 미디어 컨텐츠 제작 관련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둘째, 결제 시스템이 변할 가능성이 높고, 모바일 결제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업의 성장성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시점이다. 셋째, 저성장 국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기업이 각광 받을 것이다. 유형자산, 매출채권 회전율이 높은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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