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코스피는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주요 기업 지배구조 관련주를 중심으로 소폭 상승, 1920선 중반에 자리했다. 그리스 정국 불안 등 해외 악재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머지 종목들은 지지부진한 흐름이었다.
이번주부터는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가이던스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본격화한다.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한 가운데 코스피는 당분간 실적 장세로 흘러갈 전망이다. 시장전문가들은 기업 체질이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을 잘 살펴본 뒤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 국내는 8일 실적 가이던스 발표, 미국은 12일 알코아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돌입하게 된다. 경험상 국내 기업은 상여금, 손실처리 등과 같은 일회성 비용 때문에 4분기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을 20% 정도 낮게 발표했다. 최근 3년간은 글로벌 수요 부진, 저성장 등으로 인해 부실 업종이 증가했다. 이는 해당 업종의 연말 빅베스(Big Bath)로 이어졌고 실적은 더욱 악화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한 국내 기업의 4분기 어닝쇼크 정도는 30%나 된다.
원화약세와 저유가가 실적 개선의 실마리가 돼주길 바라고 있지만 글로벌 교역량이 정체 상태고 저유가 역시 글로벌 수요 부진이라는 배경을 깔고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전반적으로 기업 성장성이 낮아지고 있고 주요 산업의 경쟁이 치열한 성숙 단계에 진입해 있는 만큼 효율성이 높은 기업 또는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 상장 제조업 중 유형자산 회전율(평균 0.69배)과 매출채권 회전율(평균 2.01배)이 평균보다 높고 최근 4분기 동안 추세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기업군에 주목하는 것을 추천한다.
◆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기업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4분기에 일시적 비용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역사적으로 4분기 기업이익 최대치가 18조원이었던 것에 비춰볼 때 20조원 이상인 2014년 4분기 이익 추정치는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기업들이 4분기에 추정치 대비 대폭 하향된 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실적 쇼크에 의한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시장에서 4분기 실적은 연간 실적에 묻혀서 발표되는 경우가 많고, 4분기의 일시적 비용 반영에 대해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가 있어서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이익이 우상향하고 있는 기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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