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양담배금지령...일본 담배 중독 고위 간부 불만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해 말 외국산 담배 흡연을 전면 금지하기 전 까지 북한은 불가리아에서 28만달러(3억여원) 어치의 양담배를 수입한 것으로 분석됐다.이는 같은 기간 북한이 불가리아에서 수입해간 전체 물품의 절반 가까운(46%) 규모다.
북한은 2013년 한 해에만 6500만달러(714억3500만원)어치 이상의 담배를 수입하는 등 외국산 담배에 대한 수요가 매우 컸으며 수입량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골초의 나라'다.
6일 코트라 소피아무역관이 불가리아 통계청 자료를 분석해 작성한 '2014년(1~9월) 양국 간 교역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이 기간 담배, 술, 식료품을 집중 수입했다.
특히 수입품목 중 가장 많았던 담배 수입액은 전년도에는 전혀 없었지만 지난해 28만달러나됐다.
또 와인이 6만5000달러, 식품류가 5만6000 달러 어치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기간 북한의 대 불가리아 수입액은 61만7000달러규모로 2013년(34만3000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북한이 불가리아에 수출한 품목은 면직물(1만1000달러), 엔진 부품(1만1000달러), 필터·정화기(6000달러) 등 2만9000달러에 그쳤다.
북한은 지난해 말 김정은 제1비서의 지시로 외국산 담배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비서의 양담배 흡연 금지 지시가 있기 직전까지도 불가리아 등지에서 외국산 담배 수입이 활발히 이뤄진 셈이다.
한편,김정은이 양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지시를 내린 후 수입담배 통로가 막히게 되자, 일본 담배에 중독된 고위 간부들 속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본담배인 '세븐'과 '피스' 등은 고가여서 대부분 뇌물로 오가고 있다. 피스 담배는 한 갑당 4.2달러나 하는 데 비해 일반 사람들이 즐겨 피우는 북한 담배 '여명'은 신의주 장마당에서 0.7달러에 팔리는 등 가격차이가 무려 6배나 난다.
북한에서 담배는 일종의 권력과 부의 상징처럼 되어 있어 고위 간부일수록 비싼 외국 담배를 피우고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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