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임원인사 살펴보니..
KB·우리, '영업통' 기용…농협銀도 현장중심 조직개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시중은행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지난 연말 마무리 되면서 올 한해를 이끌어 갈 임원진의 진영이 완성됐다. 특히 수장이 바뀐 은행들을 중심으로 '영업력 회복'을 목표로 내걸고 대규모 인사이동을 실시했다. 조직개편에서는 영업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슬림화'에 중점을 뒀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새 임원진은 한결 가벼워진 조직을 등에 업고 수장이 바뀌지 않은 은행들과의 '영업대전'에 나섰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취임과 동시에 '리딩뱅크 탈환'을 선언한 만큼 영업력 회복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단행됐다.
우선 '영업통'으로 불렸던 이홍 기업금융본부 부행장이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이동했다. 강문호 업무지원본부 전무와 이오성 경기남지역본부장이 각각 여신그룹과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고 박정림 부행장은 유임됐다. 삼성SDS금융사업부 전문위원 출신 김기헌 부행장은 IT그룹을 맡게 됐다. 더불어 국민은행은 17본부 58부 2실의 본부제 조직을 11그룹 9본부 59부 1실의 그룹·본부제로 개편했다. 본부가 영업을 지원하는 조직 체계를 만들겠다는 윤 회장의 각오를 반영한 셈이다.
우리은행도 개인고객본부장(집행부행장) 출신의 '영업통' 이광구 행장이 취임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민영화 실패와 행장 선임 논란이 있었던 만큼 속전속결로 인사를 단행했다. 김종원 부동산금융사업본부 부행장과 김옥정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이동빈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등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물 5명을 새 부행장으로 선임했다.
우리은행 역시본부 조직 슬림화를 추진했다. 스마트금융사업단 내 전자뱅킹사업부는 스마트채널전략부와 통합됐고 경영감사부는 검사실과 통합됐다. 트레이딩부는 증권운용부와 통합됐다. 또 스마트금융사업단 내에 핀테크 사업부를 신설했다.
금융업계 고위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영광의 재현, 우리은행은 민영화 가치극대화를 기치로 영업력 강화를 올해 최대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타 은행과의 치열한 영토전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여·수신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김주하 NH농협은행장도 부행장 11명 중 절반에 가까운 5명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현장과 성과 중심', '능력 위주의 발탁'을 인사 원칙으로 내걸고 일선 영업현장에서 경함이 많은 지역본부장들을 부행장으로 대거 발령냈다. 영업본부에서 각각 1, 2위의 실적을 낸 윤동기 충남영업본부장, 박석모 경남영업본부장을 비롯해 조재록 경기지역본부장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또 범농협 차원의 시너지를 위해서 허식 지주 상무와 김호민 지주 기획조정부장을 부행장으로 내정했다. 농협은행의 지역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영업본부 아래 강서·강남·강북·중앙사업부를 신설했다. 또 지주내 시너지추진단에서는 은행과 증권사의 복합점포 개설을 집중 논의중이다.
한편 올해 연임이 예상되는 서진원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의 경우 임원 대부분을 유임 혹은 승진시켜 앞으로도 일관되고 안정된 경영전략을 추진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하나·외환은행은 오는 3월1일을 목표로 통합을 진행 중으로, 조직 슬림화에 초점을 맞췄다. 부행장 승진은 각 은행당 1명으로 최소화했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올해만큼 모든 은행들이 영업력 확대를 해야만 하는 뚜렷한 이유를 가진 때가 없었다"며 "일선 영업은 물론, 핀테크 분야에서도 불꽃 튀는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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