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지난해 신규 취업자 수가 54만명 가량 늘어나며 2002년 이래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처우가 열악한 비정규직과 50대 이상 고령층이 이 같은 증가세를 주도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신규 취업자 증가 수는 월 평균 54만3000명이다. 12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1월(43만8000명)선에 그쳐도 연간 53만명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2년(59만7000명) 이후 최대치다. 2013년 신규 취업자 수(38만6000명) 대비로도 40% 가량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작년 1분기 신규 취업자 수가 1월 70만5000명, 2월 83만5000명, 3월 64만9000명 등 큰 폭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은 2013년 64.4%에서 2014년 65.3%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늘어난 취업자 수가 비정규직, 50대 이상 일자리에 쏠려 질적으로는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지난해 607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의 32.4%에 달하는 규모이자 1년전보다 13만1000명(2.2%)이 늘어난 수준이다.
연령별로도 생산 주력 계층인 30대 취업자는 감소한 반면 50대와 60대 취업자는 증가했다. 1~11월 20대 신규 취업자는 5만8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고 그나마 아르바이트, 인턴, 비정규직 등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50~60대의 증가폭은 각각 24만1000명, 20만명에 달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은퇴연령이 늦춰지는 데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 후 2차 노동시장에 뛰어들며 50~60대가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60대 이상의 경우 지난해 8월 기준으로 정규직 54만1000명, 비정규직 118만5000명으로 파악돼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고용시장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민간연구소 모두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신규 취업자 수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는 45만명, 한국경제연구원은 35만명, LG경제연구원은 51만명, 현대경제연구원은 40만명대 등으로 예상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2014년 고용시장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임시직 증가, 비임금근로자 감소 추세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신규채용이 여전히 부진해 2015년도 상용직이 크게 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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