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라이벌 이시바 시게루 총재 선거 불출마 시사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견제할 수 있는 자민당 내 유일한 라이벌로 거론되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지방창생담당상이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시바 지방창생상은 이날 오전 돗토리(鳥取) 시내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총재선거 출마 의향을 질문받자 "다투고 있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내가, 내가'라는 마음은 나에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며 아베 신조 총리 아래 일치단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집권당 대표가 총리가 되는 구도 하에서 3년 임기의 자민당 총재선거는 아베 총리에게는 '롱런'의 출발점이다. 이번 선거에 이시바 지방창생담당상이 나서지 않을 경우 아베는 손쉽게 장기 집권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아베 총리도 사실상 당내 2인자인 이시바를 묶는 데 공을 들여왔다.
이시바는 2012년 9월 총재선거는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를 압도적인 표차로 이겼다. 그런데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2차 투표에 나섰다가 오히려 역전을 허용하며 오히려 아베가 총리로 올라서는 길을 열어줬다.
이후에도 이시바는 아베 총리와 일정 부분 거리를 두어왔다. 간사장에서 집단 자위권 관련 법률정비를 담당할 안보법제상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 예상되던 지난해 8월에는 공개적으로 고사 의사와 함께 간사장 유임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이 발언 이후 세간에서는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이시바가 당내 자기세력 구축에 유리한 간사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항명'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자민당 내부에서 "총리의 인사권 침해"라는 비판 목소리가 잇따르자 이시바는 위험부담이 있는 '독자행보'를 포기하고 작년 9월 개각 때 지방창생담당상에 취임하는 것으로 아베 총리와 타협하는 길을 택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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