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올해 하반기 금융권 최대 화두는 '핀테크(금융+IT) 혁명'이었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페이' 등으로 지급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신생 벤처기업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그러나 미국, 유럽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금융과 IT의 결합이 새로운 일이 아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바클레이즈(Barclays)은행은 고객이 매일 언제든 모바일 기기를 통해 대출 등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비디오뱅킹'을 도입했다. 이는 영국 Coutts은행, Nationalwide Builing Society 등도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 중인 서비스다.
바클레이즈의 비디오뱅킹 서비스는 고객이 휴일에 상관없이 언제든 모바일기기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비디오뱅킹 서비스는 연소득 7.5만 파운드 이상 등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되고 곧 모든 고객에게 확대될 예정이다. 바클레이즈는 이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1000만 파운드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렌딩클럽(Lending Club)'은 세계 최대의 P2P(Peer-to-Peer) 대출업체다. P2P대출은 인터넷 중개업체를 통해 개인끼리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서비스로, 은행을 통하지 않고도 쉽고 빠르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금융의 모습으로 각광받고 있다.
영국의 '레이트세터(RateSetter)' 역시 P2P 대출업체다. 이들 P2P 대출 서비스는 기존 은행 수수료의 10분의 1 정도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사회관계망을 포함한 빅데이터 분석으로 기존 은행 못지않은 신용등급 심사가 가능하다.
이렇게 신기술로 무장한 핀테크 업체들은 증시에서도 히트를 치고 있다. 랜딩클럽은 지난해 12월11일(현지시간) 주당 15달러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고 8일만에 공모가 대비 79.6%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랜딩클럽은 기업공개를 통해 8억7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는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이루어진 기업공개 중 알리바바(200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반면 한국의 핀테크 산업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를 떼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지난해 하반기 전자지갑 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 지급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연달아 내놓은 것이 시발점이다. 오프라인 지점 없이 금융서비스를 판매하는 '인터넷 전문은행'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올 상반기 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핀테크 산업 지원과 규제완화를 지양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저해하거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명확한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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