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자영업공화국]가게 차렸나요, 정신도 차리십시오

시계아이콘01분 5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창업 70%가 5년내 문닫아
임금근로자보다 소득수준 낮고 부채규모는 2배 많아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수도권 인근에서 21년째 악기전문점을 운영중인 양인군씨. 지난달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수중에 남은 돈이 없다. 악기 구입비와 임차료, 관리비, 직원 월급 등의 고정비용이 400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양씨는 "2개의 점포를 운영하다가 지난 10월말 한 곳을 정리했다"며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한달에 400만~500만원 정도 적자가 났다. 가게를 한 곳 줄인 후 근근이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에서 6년째 미용실을 운영 중인 이현아씨도 비슷한 처지다. 지난달 2500여만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직원 월급과 관리비, 임차료 등을 내고 나니 고작 100만원 정도 남았다. 그는 "적자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작년 가을 이후 아주 조금 회복되고 있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조성현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달 도시가스, 전기세, 임차료, 직원 월급, 재료비, 대출 이자 등의 고정비를 제외하고 4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냈는데 휴식 시간이 전혀 없다.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경기가 급격히 얼어붙자 격주로 쉬었던 휴무를 없애고 매장 영업시간을 새벽 2시까지 늘렸기 때문이다. 한 명이라도 오는 손님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는데 연중무휴로 영업하다 보니 체력적 한계에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아직 직원을 늘릴 상황이 아니라 더 버텨볼 참이다.

[자영업공화국]가게 차렸나요, 정신도 차리십시오 .
AD

2015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자영업자 567만6000명(2014년 11월말 기준)의 단면이다. 이들처럼 간신히 생계를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접자니 마땅히 할 일이 없고 계속하자니 실속이 없다며 하소연한다. 새해가 밝았지만 이들은 여전히 깜깜한 한밤중에 우두커니 서 있다. 통계로도 확인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소상공인의 매출 실적지수(BSI)와 영업이익 실적지수(BSI)는 각각 53.2, 53.4를 기록, 기준치 100을 한참 밑돌았다.


또 자영업자 가구 소득수준이 임금근로자 가구 소득수준보다 떨어졌고 자영업자 가구 부채규모와 이자비용은 임금근로자 가구 대비 2배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2014년 4월)를 보면 통상 소상공인 범위의 무등록자를 포함한 개인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 가구 소득수준은 2013년 4397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기 임금 근로자 가구의 소득수준은 4707만원이었다. 반면 2013년 총 가계부채 중 자영업자 가구비중은 43.6%에 달했다. 또 자영업자와 임금근로자 가구 부채규모(이자비용)는 각각 1억16만원(526만 원)과 5169만 원(245만 원)으로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자영업자들의 창업 질도 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중기연)에 따르면 생계형 창업비중은 2007년 79.2%에서 2010년 80.2%, 2013년 82.6%로 증가하는 추세다. 창업 후 생존율도 창업 1년 후 83.8%지만 창업 3년 후 40.5%, 창업 5년 후 29.6%로 떨어졌다. 자영업 창업자 10명 중 7명은 5년 안에 폐업하는 셈이다. 실제 국세청이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폐업현황을 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10년간 폐업한 자영업체는 793만8683곳에 달했다. 자영업자 폐업 신고가 매년 70만건 이상 이어졌지만 이 기간 자영업자 수가 560만~600명대로 꾸준히 유지됐다는 것은 그만큼 새로 생기는 곳도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쇠퇴기나 재도전 및 전환 단계에 있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지원을 강화하고 한계에 직면한 자영업자에게 퇴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진공서 발표한 2013년 기준 전국 소상공인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소상공인 중 쇠퇴기에 있는 점포는 47.8%, 폐업 및 업종전환 고려기 4.6% 등 전체 자영업자의 절반을 넘었다. 전인우 중기연 연구위원은 "통계상으로 보면 쇠퇴기에 있는 자영업자들 90% 이상은 생계를 위해 사업을 지속하려고 한다"며 "쇠퇴기 점포의 업종전환이나 재도전ㆍ자발적 사업정리 지원 등 구조 개선을 위한 컨설팅 등 간접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혁신주도형ㆍ고부가가치 자영업을 육성하고 도시개발과 연계한 전통시장 혁신과 시장매니저 등 자영업자 지원 전문인력 양성, 자영업자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의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부터 자영업의 생애주기인 '창업-성장-퇴로 단계별 지원 방안'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현재 22%인 자영업자의 비중을 2017년까지 18%로 낮출 계획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