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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틸 창조경영론]③ ‘상처뿐인 승리’라면 경쟁을 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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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전에 없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을 독점하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이를 이룰 방안을 조언하는 피터 틸의 ‘창조 경영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틸은 전자결제시스템회사 페이팔을 창업했고 페이스북에 투자했으며 현재 벤처캐피털 파운더스펀드를 운영한다. 그가 지난해 쓴 책 ‘제로 투 원’이 아마존에서 ‘2014년 최고의 책’에 선정됐고 지난달 국내에 번역돼 화제가 되고 있다.


피터 틸은 경쟁자 없이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창출하라고 말한다. 예상과 달리 경쟁업체가 뛰어들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틸은 그 회사를 쓰러뜨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조언한다. 경쟁자를 이기는 게 어렵다면 합병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대안을 제시한다.


그는 ‘제로 투 원’에서 페이팔을 추격해온 엑스닷컴을 무찔러 없앤다는 목표를 추구하다 전략을 수정한 사례를 든다. 두 회사는 팰로앨토의 유니버시티가에 네 블록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엑스닷컴의 전자결제시스템은 세부 사항까지 페이팔과 똑같았다.

[피터 틸 창조경영론]③ ‘상처뿐인 승리’라면 경쟁을 피하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있는 이베이 본사 입구에 페이팔 간판이 세워져 있다. 페이팔은 2002년 이베이에 인수됐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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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2월이 되자 두 회사는 모두 상대방보다 닷컴 버블 붕괴를 두려워하게 됐다. 틸은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는다면 우리는 이 싸움을 끝내기 전에 둘 다 망할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두 회사 경영진은 두 사무실로부터 정확히 같은 거리에 있는 카페에서 만나 50대 50 합병에 합의했다. 그는 “하나의 팀의로 합쳐진 우리는 닷컴 붕괴 사태를 이겨냈고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낼 수 있었다”고 들려준다.


틸은 구체적인 사례에서 일반적인 이론으로 시야를 넓힌다. 자신이 헤쳐나온 경험과 함께 소모적인 대결 사례를 든 뒤 경쟁을 다루는 경영자들의 고정관념과 경제 이론을 비판한다.


그는 “경영자들은 언제나 비즈니스를 전쟁에 비유한다”며 “경영전문대학원 학생들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과 ‘손자병법’을 들고 다닌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그는 “사람들은 경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용맹한 일인 양 취급하지만, 경쟁은 실제로는 파괴적”이라고 주장한다.


틸은 나아가 경쟁 자체를 바람직하게 여기는 경제이론을 공격한다. 경제학이 완전경쟁을 이상적이고 기본적인 상태로 간주하고 독점은 소비자의 편익을 줄이는 해악으로 여긴다며 모든 독점을 똑같이 취급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해당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독점기업은 장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독점기업은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풍요로움을 소개함으로써 고객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예찬한다.


경제학자들은 왜 그토록 경쟁에 집착하고 경쟁을 이상적인 상태라고 말하는 것일까. 틸은 “이는 전적으로 역사의 유물”이라고 단언한다. 경제학의 완전경쟁 모델은 19세기 물리학이 예측한 장기적 균형 상태에 적용된 수학을 모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틸은 “경제 이론들이 완전경쟁의 균형 상태를 자꾸 설명하는 것은 완전경쟁이 최선의 사업 형태라서가 아니라 모형으로 만들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당시 물리학이 예측한 장기적 균형 상태는 “우주의 열역학적 죽음이라고도 알려진, 모든 에너지가 균등하게 분배되고 모든 것이 멈춰 선 상태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런 상태는 정체이자 죽음인데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 균형을 깨는 창조가 계속 이뤄진다고 대조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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