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과 에티오피아 간의 불법 무기 생산 협력이 유엔 대북제재를 위반한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 RUSI)의 안드레아 버거(Andrea Berger) 연구원은 에티오피아가 유엔 대북제재 1874호를 위반하고 북한과 무기 생산 관련 거래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고 주장했다.
버거 연구원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에티오피아는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나?:새로 발굴된 증거'라는 글에서 1980년 대 말 북한의 도움으로 건설된 에티오피아 무기생산 공장과 유엔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 기관 간의 협력이 지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버거는 북한이 에티오피아의 가파트군수공업과 호미코탄약공업 등 두 회사의 공장 건설을 도왔고 최근까지도 북한과 거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공장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한에서 모든 무기나 관련 물질 심지어 기술자문과 훈련 등의 거래를 금지한 1874호(2009)가 발효되기 전에 건립됐지만 현재까지도 무기 공장에 필요한 부품 등을 북한으로부터 수입한다면 대북제재 위반이라는 그는 지적했다.
버거 연구원은 무기를 수출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무기 자체 생산을 원하는 나라에 기술지원을 꺼리지만 북한은 단기 이익을 노려 무기 생산 공장에 필요한 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7년 건설된 호미코탄약공업은 적어도 2007년 후반까지 로켓추진 수류탄(RPG) 제조 등에 북한의 지원을 받았을 것이며, 공장 생산 설비에 들어가는 부품과 기계 등도 북한으로부터 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호미코탄약공업은 북한과 에티오피아 무기 협력에 있어 중추 역할을 했고 미국도 이를 주목하고 최소한 2009년까지 북한과 관계를 중단하도록 에티오피아를 압박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버거 연구원은 또 올해 호미코탄약공업이 자체 웹사이트에 북한 회사로 추정되는 기업(Korea Mineral Trading General Corporation)을 주요 공급업체 목록에 올렸다가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보고서가 의혹을 제기하자 즉각 이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버거 연구원은 1987년 북한의 도움으로 건설된 가파트군수공업도 호미코탄약공업과 마찬가지로 메텍(METEC) 산하로 재편돼 있으며, 초기에는 AK-47소총과 경기관총 등을 생산하다 2002년 메텍 산하로 들어가면서 40밀리 수류탄 발사체와 중포, 곡사포 등을 생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버거는 북한이 자체 생산하는 무기체계와 가파트군수공업이 현재 제조 중인 무기가 같은 점도 에티오피아가 북한의 군사원조를 받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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