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최근 전기요금 인상 논란과 관련해 "전기요금 인하요인과 인상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시간을 갖고 종합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에도 유가 절감분이 즉각 반영되도록 해서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사실상 지금 당장 전기요금을 낮추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발언으로 보인다.
18일 문 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국내 발전 체계를 살펴보면 기름이나 가스 발전량보다 원자력이나 석탄의 발전량이 많은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설비 기준 6%, 가동 기준으로 2.9%"라며 "전력 생산의 3분의1은 원자력이고 3분의1이 유연탄, 나머지가 기름, 수력, 신재생"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전기요금을 결정할 때 생산비용(유가) 뿐만 아니라 요금체계나 온실가스 배출, 선진국 대비 낮은 요금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차관은 "전기요금은 6개 종별요금으로 이뤄지고 다시 피크요금제, 배전요금제, 시간대별요금제, 주택용 누진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니까 축사 전기요금을 깎아달라고 하고, 환경단체는 국내 전기요금이 너무 싸니까 올려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요구한다"며 "농사용은 원가보다 너무 싸다는 얘기도 있고, 에너지 신산업의 경제성도 확보해야 하는 문제도 얽혀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요금과 관련해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차관은 "현재 국회에서 지역자원시설세를 100% 인상하는 안이 안행위를 통과했는데 어떻게 흘러갈지 봐야 한다"며 "송전탑 주변 지역 지원법 등 전력 설비를 건설함에 따른 비용도 늘었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인하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단군 이래 최고 전력소비량이 8000만㎾를 넘었다"며 "프랑스나 영국 전체 소비량보다 높은 숫자로 계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에서 꾸준히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문 차관은 "요금문제는 수준, 체계, 시기 등 여러 논란이 섞여 있다"며 "다만 이번 기회가 이러한 점들을 모두 합쳐서 볼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말했다.
가스 요금과 관련해서는 "가스는 원유가에 연동하고 시차를 두고 반영하도록 돼있다"며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가스 가격에 인하요인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며 조정요인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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