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국가대표 공격수로 처음 발탁된 강수일(27·포항)의 각오다. 그는 16일 제주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전지훈련을 앞두고 "가진 것은 의지와 절실함 밖에 없다. 그것으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부진 포부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60·독일)이 찾는 '배고픈 선수'와 부합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1월(9~31일) 호주에서 열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 선수 명단 발표(22일)를 앞두고 기존 후보군 외에 깜짝 발탁 가능성을 암시했다. 누가 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강수일은 2006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프로에 데뷔하면서 국가대표 발탁을 목표로 삼았다. 8년 만에 꿈을 이룬 그에게 이번 전지훈련은 경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적임자를 찾지 못한 공격수 자리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면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것도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그는 "대표팀 유니폼을 처음 입었는데 꽤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 옷을 벗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남은 훈련 기간 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전날 열린 훈련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과정 하나하나에 충실했다. 8대 8로 진행한 미니게임에서는 헤딩슛으로 득점도 올렸다. 올 시즌 포항에서 임대 선수로 뛰며 여섯 골과 도움 세 개를 기록,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바라고 있다. 이는 자신과 같은 입장에서 꿈을 키우는 다문화 가정 유망주를 위한 도전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들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내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가질 것이다. 그들이 편견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내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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