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올림픽 개혁 차원 예산 절감 위해 추진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국 한국과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국 일본이 대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부 경기 장소를 서로 바꿔 열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IOC가 평창 올림픽의 썰매 경기를 다른 국가에서 개최하기 원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모나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자신의 올림픽 개혁안 '올림픽 어젠다 2020'이 오는 8일과 9일 열리는 IOC 특별회의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2018 평창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개최국들이 예정된 계획을 조정하는데 유연성을 부여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ㆍ일 양국 조직위원회는 현재 건설비용과 다른 재정적 압박으로 우려에 직면해 있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개혁안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두 나라 조직위원회와 논의하고 있다"며 경기장 교환이 환경 파괴 없이 대회를 열 수 있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 이 문제 역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IOC 개혁안과 관련,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개최 도시에)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위원장은 구체적인 설명 없이 "현 시점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숙고될 수 있다"며 이번 회의가 끝나면 '올림픽 어젠다 2020'이 제시할 유연성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게 될 것이며 IOC와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변화 조짐은 감지되고 있다. AP통신은 IOC가 평창 올림픽의 봅슬레이와 루지 종목을 다른 나라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IOC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IOC가 몇 주 전 썰매경기장 건설 중단과 아시아나 유럽, 혹은 북미의 기존 경기장을 이용해 봅슬레이와 루지 경기를 여는 데 동의해 줄 것을 평창 조직위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제 봅슬레이 스켈레톤 협회도 이 같은 내용에 동의했다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바흐 위원장의 발언 등을 고려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은 이미 2번의 동계올림픽을 개최했고 썰매경기장을 보유한 일본에서 해당 경기를 개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IOC관계자는 일본 외에도 유럽과 미국에서도 썰매 종목 경기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경우 건설비 1억2000만달러(1338억원)와 함께 연간 유지비 최대 500만 달러(56억원)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는 바흐 위원장의 개혁안과도 어울리는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렇지만 평창올림픽 위원회 측은 해당 종목의 장기 발전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경기장을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내년 1월 IOC가 평창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내한할 때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AP는 최근 강원도와 평창군을 중심으로 중앙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을 경우 올림픽 개최권을 반납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한편 바흐 위원장은 평창측이 이날 IOC에 대회 준비상황 보고를 통해 대회 개최 이전에 예산을 확보해 일정에 맞춰 모든 시설을 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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