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조선족 출신이 십수년 만에 연간 수입보험료만 약 10억원을 올리는 재무설계사(FP)로 성공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박선녀(51·여) 한화생명 영등포지역단 양남지점 매니저다.
박 매니저는 지난달 한화생명 중국 현지법인 '중한인수'의 주요 지역단을 방문했다. 현지 FP들에게 박 매니저는 성공 신화의 주인공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박 매니저는 항주, 후저우, 태주, 닝보, 취저우 등을 잇따라 방문해 지역단 소속 FP 500여명에게 보험영업 노하우를 전수했다.
박 매니저는 "중국은 보험료를 1년에 한번 내기 때문에 고객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주기적으로 문자메시지로 안부를 전하고 경조사를 챙기는 일 등 쉽게 할 수 있는 고객서비스부터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매니저가 한국에서 인정받는 FP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을 향한 끝없는 열정 때문이다.
박 매니저는 중국 흑룡강성 출신으로 1996년 한국으로 왔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남편과 두 아이를 중국에 남겨두고 홀로 건너 와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러던 중 2010년 지인의 권유에 따라 한화생명 FP로 활동을 시작했고 첫해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한화생명 FP 2만3000여명 중 상위 3%에 해당하는 에이스 클럽을 현재까지 한 해도 놓치지 않고 달성했다.
박 매니저는 가족과 친척 한 명 없는 한국에서도 평균 주 1건 이상의 신계약을 지속적으로 체결하고 있다. 연간 수입보험료만 약 10억원, 고객의 계약만족도를 나타내는 13회차 유지율도 92%로 매우 높다.
박 매니저의 영업 비결은 전천후 고객서비스다. 갈비뼈 4개가 골절돼 두 달간 입원하는 사고가 났을 때도 고객의 요청에 택시를 타고 찾아갈 정도로 고객 최우선이다. 박 매니저의 이러한 노력 등으로 조선족이라는 '편견'을 떼고 고객들에게 '신뢰'를 받게 됐다.
박 매니저는 "편견 때문에 조선족 출신임을 알리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먼저 움직이다 보니 고객이 나를 더 믿어주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FP라는 직업은 노력한 만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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