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중인 베이징기차 공장 리모델링 계획 검토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자동차의 중국 4공장과 5공장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현대차가 중국 충칭공장에 앞서 허베이성 창저우에 4공장을 건설하고 이후 충칭공장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헤베이성 창저우 황하시에 있는 베이징기차 상용차 공장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기차는 현대차의 중국 합자법인 파트너업체다. 노후화된 중국 베이징기차 상용차 공장을 인수한 뒤 이곳에 연산 20만∼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베이징기차는 가동률이 떨어진 노후화된 상용차 공장을 자연스럽게 처분하게 되고, 베이징시 인근에 새로운 완성차 공장을 운영하게 된다. 1석2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가 이 같은 묘안을 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역시 기본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완성차 공장을 건설한다는 점과 중국 정부로부터 충칭공장 건설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양측은 노후화된 상용차 공장 인수금액을 놓고 막바지 절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베이징기차 양측이 가격협상만 끝나면 곧바로 창저우 공장 착공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차 중국 제4공장은 충칭이 아니라 창저우가 된다. 창저우공장(4공장) 착공은 이르면 내년 2월께 가능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창저우공장과 함께 현대차는 중국 제 5공장인 충칭공장도 내년에 공사에 들어갈 전망이다. 착공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유력하다. 일단 충칭공장은 연산 30만대 규모로 시작하지만 수요 등을 감안, 향후 4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우에 따라선 창저우공장과 충칭공장이 동시에 착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에 완성차공장 3곳을 운영하며 연간 105만대 생산체제(상용차 제외)를 갖췄다.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가운데 단일 국가로는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나 현지 수요가 많아 공급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가 수년 전부터 충칭에 신규공장을 추진했던 배경이다. 특히 충칭은 기존 현대차의 중국 1~3공장과 달리 서부지역에 위치해 내륙 소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1~10월 현대차의 중국 현지 공장 생산ㆍ판매대수는 90만5000여대로 현 추세를 이어간다면 연말까지 11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가 당초 계획과 달리 충칭에 앞서 허베이에 먼저 공장을 가동키로 검토중인 것도 더 이상 공장건설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공장을 짓는 데 2년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2018년 이후에나 정상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지 1ㆍ2위업체인 독일 폴크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수십조원을 투자해 앞으로 5~6년 내 현지에 연 5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출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 르노 등도 현지 생산물량을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신규공장 건설이 늦춰지고 있는 현대차로서는 하루 빨리 협의를 마치고 공장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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