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전 세계 각지에 흩어진 해외법인장을 한데 불러 모아 이달 중순 서울 본사에서 하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연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당초 연간 목표치를 훨씬 웃돈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내년 이후 진행할 굵직한 사업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지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오는 22~23일께 본사에서 올해 하반기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올 한 해 성과를 보고받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는 상·하반기 각 한 차례씩 열리는 연례행사로 전 세계에 있는 해외법인장 60여명이 참석해 각 지역별 최근 판매실적과 시장동향, 향후 생산·판매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연간 판매치는 800만대 정도가 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연말까지 두 달을 남겨놓고 열린 지난달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정 회장은 당초 목표로 했던 판매실적(786만대)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서 목표치를 고쳐 잡았다. 현대기아차가 올해 800만대 판매를 달성한다면 지난 2012년 700만대를 돌파한 후 2년 만에 100만대 가까이 외형을 키우는 것이다.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해외 주요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일본 업체가 엔저(円低)를 등에 업고 공세적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거둔 성과여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신차수요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데다 중국을 포함한 브라질·러시아와 같은 신흥시장에서 경기침체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선방했다는 게 현대기아차 내부의 평가다. 정 회장은 연초 목표치를 초과달성하고 있는 법인장을 격려하는 한편 남은 기간까지 노력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내년 이후 본격적으로 착수할 신(新) 공장건설에 대해서도 면밀한 준비를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연내 착공할 현대차 중국 4공장을 비롯해 기아차 멕시코공장 등은 현대기아차의 1000만대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어 중요한 과제다.
중국 신규공장의 경우 올 3월 정몽구 회장이 직접 방문하면서까지 열의를 보였으나 중국 중앙정부와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아직 첫 삽을 못 뜬 상태다. 최근 다시 논의가 진전돼 이른 시일 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역시 그간 현지 주정부 등과 의견조율이 쉽지 않았던 국내 부품업체의 현지 진출이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내년 이후에도 글로벌 시장상황이 뚜렷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품질경쟁력을 끌어올려 내실을 다질 것을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는 내년에도 투싼·아반떼 등 글로벌 볼륨모델 신차를 비롯해 중국·유럽 등 전 세계 각지에 현지전략차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기아차 중국 3공장, 현대차 인도·터키공장 등 올해부터 가동하거나 생산물량 조정을 마친 각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내년에도 4~5%대의 성장세를 이어가자고 주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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