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인생에 도움과 조언을 해준 멘토로 어머니, 고(故) 조영래 변호사 등을 꼽았다.
박 시장은 28일 오전 아시아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4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에 참석, 특별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우선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멘토로 어머니를 들었다. 그는 "제가 무엇보다 저희 어머니 영향을 받은 점은 '세상 걱정'이다. 서울로 유학 와있는 아들을 보러 서울 나들이를 하실 때마다 '저렇게 가게가 많은데 어떻게 다 먹고 사는지 모르겠다' 하셨다"며 "그런 어머니의 세심한 세상 걱정이 저에게 옮겨져 저 역시 만인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고 이후 변호사, 시민운동가의 길을 걷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회고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선배 변호사인 1990년에 작고한 고(故) 조영래 변호사를 인생의 멘토로 소개했다. 30대 청년 시절 변호사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함께 했는데, 당시 부천 성고문사건, 여성 조기정년 철폐 사건 등을 맡으며 늘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옹호하고 실천하는 조 변호사의 모습을 통해 열정ㆍ포용력ㆍ탁월한 상상력을 배웠다는 것. 박 시장은 "저는 지금도 우리 대한민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문제와 부닥칠 때마다 '조영래 선배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한다"며 "그렇게 그분은 제 가슴속에서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어 스무살 학생운동 시절 투옥됐다가 만난 수인들, 은사 강송식 선생, 잡지계의 '전설' 한창기 선생, 늘 자신에게 호통을 치는 딸 다인양, 함께 일하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등을 자신의 멘토로 꼽았다.
이어 박 시장은 자신이 조언을 해주고 있는 '멘티'로 사회적 기업ㆍ사회혁신 매거진 베네핏 등을 이끌고 있는 청년 기업가들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얼마 전에는 서울숲 일대를 새로운 사회혁신 클러스터로 만들고 있는 청년들을 만나 서울을 변화시키고 있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람과 기업, 사회를 변화시키는 여러 이슈들을 모아 '베네핏'이라는 사회혁신 매거진을 만들고 있는 친구들도 기억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와 함께 서울시가 운영하고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청년여성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신나는 자매'는 홍보기획자, 해외영업 전문가, 작가, 승무원 등 다양한 분야의 멘토 언니들 50명이 사회적 네트워크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멘티 100명을 만나 소모임도 갖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올해 7월부터 시작했는데 한 달에 10번이 넘는 소모임이 진행할 정도로 언니들과 동생들의 열의가 넘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등학생과 대학생 취업을 돕는 '찾아가는 희망취업 멘토스쿨'을 통해 올해는 총 19개 학교의 3626명 학생에게 다양한 취업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내 100개 학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상담과 체험을 통해 직업과 진로정보를 제공하는 '서울시 커리어코치'라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끝으로 "저는 이렇게 다양한 멘토들이 활동하는 서울시의 시장이 되고 나서 다시 멘티가 되었다. 저의 멘토는 바로 시민분들이다. 시민들을 만나 들으면 들을수록 시민에게 배우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배우는 멘티가 되겠다"며 연설을 마쳤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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