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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화, 사업 재정비 '윈윈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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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간 1조9000억원 규모의 빅딜은 양측에 모두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번 빅딜은 삼성과 한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두 그룹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이번 빅딜을 성사시켰다. 그동안 비핵심 사업을 털어내고 석유화학과 태양광, 첨단소재 등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활발한 사업구조 변경을 추진해온 한화는 삼성의 화학ㆍ방산 계열사들을 넘겨받아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삼성, 방산과 석유화학사업 원샷에 정리= 삼성그룹은 이번 거래를 통해 방산과 석유화학 계열사를 한꺼번에 정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최근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워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주력 업종이 아닌 곳은 청산하고, 전자계열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매각 대금을 활용하면 2차전지, 의료기기 등 신수종 사업에 투자를 늘릴 수 있다.


삼성그룹은 석유 화학 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화학 산업의 특성상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접목하기 힘들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 글로벌 경기나 시황에 따라 부침이 심한 사업이다.

이미 삼성그룹은 그동안 정유화학 업황이 부진에 빠지면서 삼성토탈 지분 매각을 추진하는 등 관련 업계에서 철수하거나 합작법인을 청산할 움직임을 보여왔다.


다만 삼성은 화학사업을 청산했지만 삼성정밀화학과 BP화학은 남겼다. 삼성의 전자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고, 2차전지 등 신수종사업과도 밀접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8월부터 삼성SDI에 2차전지 소재의 하나인 양극활물질을 공급하고 있는데, 그룹 전체 매출 가운데 비중은 10% 수준이다.


◆한화, 석유화학 규모 키우고, 방산업 체질 변화 노려= 한화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를 통해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가 18조원에 달해 석유화학산업에서도 국내 1위에 올라선다.


한화는 규모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효과와 함께 정유사업 재진출이라는 부수효과도 얻게 됐다. 1970년 경인에너지 설립를 통해 정유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외환위기 당시 현대그룹과 빅딜을 통해 정유사업에서 손을 떼야 했던 한화로서는 정유사업 재진출의 기회가 된 셈이다.


특히 폴리에스테르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는 삼성종합화학과 석유제품 외에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스티렌모노머,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삼성토탈 인수로 석유화학 제품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명실공히 국내 최대 방위산업체로 떠올랐다.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2조6000억원으로 증가한다.


한화는 특히 기존 탄약, 유도무기 부문에서 벗어나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전투기 및 헬기 엔진, 로봇 분야의 역량을 더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재래식 방위산업에서 첨단 방위산업체로 변모하게 된 셈이다.


삼성테크윈은 그동안 육군에 배치된 K9자주포와 경공격기인 FA-50용 엔진, KUH(한국형 헬기) 사업용 T700엔진 제작 등의 사업을, 삼성탈레스는 열영상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방산물자를 양산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그룹은 이번 빅딜을 통해 자산 규모를 50조원대로 늘리고 재계 서열 10위에서 9위로 올라설수 있게 됐다. 기존 자산규모 37조원의 한화그룹은 이번에 자산가치가 13조원에 이르는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사를 품에 앉으면서 한진그룹(39조원)을 제쳤다.
 
유인호ㆍ김은별 기자 sinryu007@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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