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말러의 '피아노 4중주' 관현악 편곡판 한국 초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서울시립교향악단이 2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마크 위글스워스의 쇼스타코비치'를 연다. 이번 공연에서 서울시향은 영국 출신의 지휘자 마크 위글스워스의 지휘 아래 쇼스타코비치의 마지막 교향곡 15번을 연주하며, 말러가 작곡한 최초의 작품인 '피아노 4중주'를 관현악 편곡판으로 한국 초연한다.
협연 무대에는 이 시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 출신의 르노 카퓌송이 베르크 '바이올린 협주곡'을 절정의 기교로 선보인다. 정교한 테크닉과 작품의 본질을 파헤치는 연주로 젊은 나이에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른 그는 1997년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초청으로 구스타프 말러 유스 오케스트라의 악장으로 활동했으며, 3년 동안 피에르 불레즈, 오자와 세이지, 다니엘 바렌보임, 클라우디오 아바도 등 명지휘자들과 함께 연주했다.
르노 카퓌송이 선보일 베르크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20세기 바이올린 협주곡의 걸작으로 그의 유작이자 일종의 진혼곡이라 할 수 있다. 말러의 부인이었던 알마가 재혼한 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마농이 어린 나이에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베르크는 이 협주곡에 '한 천사를 추억하며'라는 부제를 붙여 그를 기렸다. 총 2개의 악장의 4부로 구성됐으며, 1악장에서는 마농의 이미지를, 2악장은 마농의 고통과 영원한 평온을 담고 있다.
지휘를 맡은 마크 위글스워스는 쇼스타코비치 음악의 탁월한 해석자로 정평이 나있다. 그는 BBC 웨일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음반을 발매했으며,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과 함께 쇼스타코비치 전곡 레코딩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BIS 레이블로 발매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과 15번을 담은 앨범은 '최근에 들은 가장 훌륭한 교향곡 사이클(가디언지)' 등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 선보일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이자 마지막 교향곡인 15번은 고전적 투명성과 유희성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다양한 인용과 패러디 기법을 활용해 작곡가가 추구하는 추상적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냈다. 1악장에서는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중 행진곡의 일부가 여러 차례 나오며, 4악장에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와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부분들이 등장한다.
전반부에 서울시향은 말러의 '피아노 4중주'를 네덜란드 출신의 작곡가이자 편곡자인 마를린 헬더의 관현악 편곡판으로 한국 초연한다. 말러가 16세에 작곡한 현존하는 최초의 작품으로 전반적으로 진지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밀도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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