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우리나라가 주도한 녹색기후기금이 설립 결정 이후 4년만에, 유치 결정으로부터 2년만에 재원 조성에 합의했다. 기획재정부는 20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녹색기후기금 공여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21개국이 총 약94억달러의 자금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가장 많은 30억달러를 내며 일본(15억달러), 영국(12억달러), 프랑스·독일(10억달러),스웨덴(5억8000만달러), 이탈리아(3억달러) 등이 공여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국은 스위스, 핀란드 등과 같은 수준인 1억달러를 낸다. 캐나다, 콜롬비아, 폴란드는 올해나 내년 중으로 공여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여국들은 초기재원 조성기간인 2018년까지 분할해 납부한다.
이번 공여회의에서는 녹색기후기금의 초기재원 조성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에게도 재원공여를 촉구하는 한편, 재원조성 노력을 민간부문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기재부는 전했다.
이로써 녹색기후기금은 국제 기후기금으로서 본격적인 모습을 갖추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할 수 있게 됐다. 녹색기후기금은 지난 2010년 칸쿤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설립이 결정됐고 2012년에 한국이 유치국으로 선정돼 작년 12월에 송도에서 사무국이 공식 출범했다.
그동안 녹색기후기금 이사회는 사업선정절차, 재원배분 등 기금의 운영체계에 대해 논의했으며 올해 6월부터 재원 조성을 준비해 10월 이사회에서 재원공여원칙 등에 합의함으로써 재원공여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최근까지 개도국들은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참여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기후재원, 특히 녹색기후기금 재원조성을 강조한 바 있어 성공적인 재원조성 합의는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재부는 기대했다.
한국은 지난 9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억달러(기존 4900만달러 포함) 출연을 약속해 재원조성에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번 녹색기후기금 공여회의에는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대표로 참석해 한국의 1억달러 출연 약속을 재확인하고,녹색기후기금이 향후 기후재원 조성과 활용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구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녹색기후기금 이사회와 사무국에게 이번에 공여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과 민간부문으로부터 재원조성 노력을 지속하여 녹색기후기금 재원조성을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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