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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4주 후에" 하세월 기술금융에 中企 숨 넘어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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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4주 후에" 하세월 기술금융에 中企 숨 넘어갈 판 1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유성지점과 하나은행 대전금융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기술금융 현장의 어려움을 청취했다.(사진=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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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잘못된 수요예측에 평가인력 태부족..기술평가 줄줄이 지연
평가 신청 폭주에 한 달 기다리는 경우도
기술평가사 충원 여부도 불투명

[아시아경제 이장현 기자] 금융위원회가 담보ㆍ보증 없이 기술력만으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기술금융'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잘못된 수요예측으로 기술신용평가가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대출을 신청한 기업에 돌아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올해 7월부터 12월까지의 기술금융 목표를 7500건으로 설정했다. 기보와 정책금융공사, 은행연합회에서 수합한 수요예측 결과 기술신용평가사(TCB) 세 곳 중 기술보증기금에 4000건, 한국기업데이터ㆍ나이스신용평가 등 민간 TCB에 3500건 정도의 평가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11월 중순 현재 기보에는 약 4000건의 평가 수요가 몰렸고, 민간 TCB인 한국기업데이터에 5500여건, 나이스신용평가에 4000여건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민간 TCB의 경우 연간 예상 수요의 2.7배가량 신청이 폭주했다. 금융위가 기술금융 실적을 새로운 은행 혁신성 평가에 중요 지표로 활용하기로 하고 정책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와 연계한 탓이 컸다. 여기에 기존 거래기업의 대출 만기 건에 기술평가서를 요구하는 돌려막기까지 가세했다.

TCB들은 폭증하는 기술평가서 수요를 다 감당해내지 못하고 있다. 기술금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이들 TCB는 금융위의 수요예상에 맞춰 기술평가사 인력을 확충하고 조직을 정비했는데, 막상 뚜껑을 여니 훨씬 더 많은 공급(기술평가 인력)이 필요했던 셈이다.


TCB 관계자는 "백 여 명의 평가 인력이 하루에 70~80건씩 평가서를 작성하고 있는데도 계속 평가가 지연되고 있다"며 "통상 연말에 대출 신청이 늘어나는데 감당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기술금융 초기 기술평가서를 이용한 대출은 신청일로부터 일주일 정도면 받을 수 있었다. TCB평가가 채 5일이 걸리지 않았고 은행의 자체 심사도 이르면 2∼3일이면 완료됐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기업이 대출을 신청해 TCB로부터 기술평가서를 받으려면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3주가 걸린다. 여기에 은행 자체 심사까지 마치면 대출신청 후 한 달 가까이 기다리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기존의 은행 일반운전자금대출은 3∼5일이면 대출을 받을 수 있어 단기로 돈을 융통해야하는 중소기업에겐 기술금융이 달갑지 않다. 잘못된 수요예측과 금융당국의 정책 드라이브 강약조절 실패가 고스란히 대출을 신청한 중소기업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기술금융이 예상보다 더 활성화 돼서 TCB에 부하가 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각 사가 인력 확충 계획을 세운만큼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산줄다리기를 해야하는 공기관인 기보가 충분한 평가인력을 확보할지는 미지수다. 또 민간 TCB도 기술평가사의 대폭 충원에는 소극적이다. TCB 관계자는 "기술금융 증가세가 얼마나 이어질 지 예상하기 어려워 인력을 확충하는 게 일종의 모험"이라고 토로했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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