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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소비, 겉으론 '빵빵' 속으론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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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솔로데이(光棍節·11월11일)' 파워는 세계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막강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인해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예전 같지 않아졌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리바바의 솔로데이 매출과 소매판매 지표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중국의 소비력은 강한 편이다. 알리바바는 11일 하루 동안 온라인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하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예전 보다 낮아지기는 했지만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소매판매 지표는 정부·공공기관의 물품 구매와 일부 도매 판매 통계가 섞여 있다. 여론조사업체 닐슨은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이 3분기(7~9월) 3% 수준에 불과하며 이것은 2012년 두 자릿수 증가율과 비교했을 때 매우 가파르게 하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약해진 소비력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월마트의 경우 회계연도 3분기(8~10월) 중국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3%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정부의 반(反)부패 운동이 맞물린 탓이었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도 경제 성장 둔화 영향으로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종합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는 올해 3분기 중국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0%나 급감하는 쓴맛을 봐야 했다. 유니레버는 4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생활용품업체 콜게이트-파모리브도 3분기 중국 매출 하락분을 인도가 겨우 메우면서 아시아 지역 매출이 1% 성장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 중 하나인 스노우맥주를 만드는데 중국 현지 회사와 합작하고 있는 영국 맥주회사 SAB밀러는 올해 4~9월 중국의 맥주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먹여 살리던 마카오 카지노 업계는 10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3.2%나 줄어들어 매출 기록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이 폭락했다.


명품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루이뷔통 모에헤네시(LVMH) 그룹은 3분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약세를 보인 시장이 중국이었다고 밝혔다. 구찌도 중국의 3분기 매출이 줄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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