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법원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 이준석(69) 선장에게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기관장 박모(55)씨에게는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11일 부작위 살인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선장에게 징역 3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이 선장에게 적용한 살인,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도주선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인정하지 않았지만 유기치사·상죄 등을 유죄로 인정해 중형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선장이 해경 경비정이 도착할 무렵 2등 항해사에게 '승객들을 퇴선시키라'는 지시를 했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선장의 행위로 승객들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인식을 넘어 이를 용인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세월호 기관장 박모(55)씨에 대해서는 살인죄를 인정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세월호 사고 당시 눈앞에서 추락해 크게 다친 조리부 승무원 2명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이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로 인정됐다. 승객을 숨질 때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은 살인죄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1등 항해사 강모(42)씨와 2등 항해사 김모(46)씨에 대해서는 징역 20년과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사고 당시 당직이었던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와 조타수 조모(55)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 밖에 견습 1등 항해사 신모(33)씨는 징역 7년을, 나머지 조타수 2명과 기관부 승무원 6명 등 8명은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앞서 세월호 승무원 15명은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조타실수로 배를 침몰하게 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선장에게 "세월호 사고 피해발생에 가장 무거운 책임이 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1등 항해사 강모(42)씨 등 선원 3명에게는 무기징역, 다른 선원들에게는 징역 30년, 징역 20년, 징역 15년을 각각 구형했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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